독일의 원예학자 안드레아스 바를라게가 우리 주변의 선량한 이웃들에 대해 쓴 이 책 속에는 '올빼미는 낮 동안 어디에 숨어 있을지', '고슴도치는 과일을 옮길 때 등짝의 가시를 사용할지' 등 사소하고 엉뚱할 수 있는, 하지만 한 번쯤 궁금했었던 질문들이 가득하다. 동식물에 정통한 그의 책은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어 독일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선량한 이웃』은 '2021년 독일 정원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__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길고양이나 몇몇 새들 외엔 주변에서 다른 동물을 볼 기회가 별로 없다. 하지만 전원주택에서 사시는 부모님 댁에만 가더라도 여러 동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붕 아래 둥지를 튼 새들이나 가끔 산에서 내려와 논을 내달리는 고라니도 본다. 길고양이들이 자연스럽게 마당으로 들어와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이 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곳으로 나누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해롭고 이롭다는 기준 자체가 지극히 인간 중심으로 나누어졌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소중히 가꾼 텃밭을 멧돼지나 고라니가 다 망쳐놓고 가면 이런 동물들을 마냥 우리의 선량한 이웃이라 생각하기 힘들어진다. 저자는 멧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는 법, 노루가 찾아오지 않게 알코올을 적신 천을 정원에 두는 법 등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알려준다. 현실적인 문제도 놓치지 않는 책이다. __전원 생활을 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분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 사실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동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기에 좋은 책이다. 특히나 한창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으로도 추천한다. 🔖사방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조차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물론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은 우리보다 덩치도 작은 데다 기어다니는 탓에 적잖이 낯설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래서 단박에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기존의 사고방식은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 분별은 오로지 수확이 풍성해야 하고 식 물은 흠결 없는 장식품이어야 한다는 인간의 관념에 뿌리박고 있 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수확물만 일방적으로 최대화하는 일은 자연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종의 빈약화를 낳는다.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