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은 각자의 매력이 짙은 다섯 작가의 SF 중·단편을 모은 앤솔러지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출간 예정작의 프리퀄을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다섯 개의 거대한 세계의 입구이며 찬란한 미래 여행의 시작을 보여준다. ⠀⠀최근에 읽은 책 『거시기 머시기』에서 저자 이어령은 '흔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과학이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문학예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어사전에서 'SF'를 검색하면, '시간과 공간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을 과학적으로 가상하여 그린 소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우리는 'SF'라는 문학예술의 한 장르를 통해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설명할 수 없는 미래를 가상의 과학으로 설명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SF를 읽는 재미요소이다.⠀⠀⠀⠀⠀SF가 가상의 미래를 그린다고 하지만, 먼 미래 역시 현재를 포함한 시간의 축에 있을 따름이다. 기술이 진화하여 겉모습은 확연히 달라졌어도, 그 안에 내포된 문제들은 현재에서부터 움튼 것이라 낯설지가 않은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섯 가지의 미래 여행을 하면서 나의 인식은 미래와 현재에 공존했다. 우다영 작가의 『긴 예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미래는 과거의 패턴의 반복일 뿐이지 않을까. 수백 년 또는 수천 년을 지나온 명화와 고전 작품 속 삶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섯 작가가 그린 다섯 가지의 미래에는 이처럼 과거가 그 밑바닥에 짙게 깔려 있었고 작가의 현실 인식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상상력에 매료되어 책에 빨려 들 듯 읽고 나서 이 작품들이 프리퀄임에 감사했다. 프리퀄이라고 하기엔 완성도 있게 쓰인 중·단편이 장편으로 출간될 땐 어떤 이야기가 새롭게 드러날지 기대된다.#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