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 이민혜 그림 에세이
이민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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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엄마의 존재를 새롭게 느끼게 된 
작가 이민혜의 그림 에세이

각 페이지마다 간결한 에세이와 글처럼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따뜻한 그림은 
독자로 하여금 엄마의 푸근함과 새초롬함, 
여자여자같은 엄마와 슈퍼우먼 엄마 등등 
엄마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어느덧 성장해버린 딸이지만 딸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은 변함이 없고, 
세월앞에 먹어버린 나이만큼이나 여기저기 아픈 엄마의 모습들을 보게된다.

'나는 엄마에게 투정부리진 않았지', '나는 이정도는 아니었어', '나는 꽤 조숙했군' 이런 마음을 먹었던 나는 '우리 엄마도 이랬을까?' '우리 엄마도 그랬겠다' ' 엄마에게 미안하네'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대학교4년을 타지에서 보내고 자취생활 몇년을 하는 둘째 딸이 집에가는 날에는 집에 맛있는 반찬이 올라오는 날이라고 했다. 언제오냐고 주말이 오기전에 의례 물어오는 엄마의 문자는 때로는 귀찮았고 때로는 고마웠다. 그리고 그렇게 집에가는 날에는 밤새 엄마와 이야기를 하느라 새벽이 되어서야 "이제 그만 잘까? 엄마 나 잠와"라고 해야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엄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엄마가 마음이 많이 상했던 일이 있었는데 착한 엄마는 그걸 상대방에게 말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던 것이었다. 그 서운한 마음을 살짝 건드려보았는데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것을 보았다. 딸의 분노와 미안함이 동시에 들면서 엄마도 감정이 있고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왜 우리는 엄마는 모든 것을 참아야하고, 이해해야하며, 희생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작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엄마라서>라는 제목은 한편으론 참 무거운 짐이 얹어져 있는 것 같다.
역할에 주어진 책임이란 이렇게 무거운 것일까? 

엄마와 사이가 좋은 딸이라도 미안한 것이 있고 사이가 나쁜 딸이라도 좋은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엄마라서>는 그런 엄마와 딸의 애증관계와 여자들간의 우정(?)과 사랑과 함께 엄마가 딸에게 주는 사랑과 딸이니까 그 사랑을 알아채는 눈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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