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J의 다이어리
전아리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간호사 J의 다이어리/전아리

DAUM에서 7인의 작가전 선정작이라고하여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면접 5분만에 고용된 경기도 외곽의 병원. 라모나 종합병원이라는 이름을 딴 이 병원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환자들로 가득하다.
욕쟁이 할머니들의 소소한 다툼도 있고 커밍아웃을 한 간호부장에서부터 자해공갈단으로 입원한 강배씨 등등 라모나 종합병원의 환자들의 재미난 이야기들로 병원은 항상 사건사고로 넘친다. 한때 서울에서 화려했던 시절을 정리하고 간호사로서 이 병원에 온 주인공은 동석이라는 중국집배달원과 뜨거운 연애를 하며 동거중이다.

바람핀 애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간호사가 된 불순한(?) 동기였지만 그녀가 철이 들게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던 그녀의 애인 동석이가 갑자기 부모님과 식사 약속을 잡았는데 병원에는 혈투가 벌어져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연하남이었지만 그녀보다 성숙한 관계를 원했던 동석은 그녀가 식사약속을 가지못하게 된 이후 사라져버리고 결국 둘 사이는 갈라서게 된다. 동석이의 마음과 그녀의 마음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읽어볼 때 나의 미성숙한 연애는 그녀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고 제대로 된 사랑을 알게된 지금에와서는 동석이의 진심을 안타까워한다. 둘은 인연이 아니었으리라 여기며 동석이의 대사가 화살처럼 박혔다.

"이건 널 위해서 하는 말인데, 바쁘단 핑계로 자꾸 사람을 잊다가는 정말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은 잃어버리고 나면 다시 주워올 수 있는 물건 같은 게 아니야. 남자를 사귀든 친구를 만나든 좀 더 상대방을 배려해 줘."

잘 지내라는 말도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 동석. 갑작스럽게 어른이 된 느낌을 받은 그녀. 그 날 남긴 그녀의 메모는

"아무리 서로 가까운 사이라 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말을 전할 수 없는 건,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나조차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자 할머니의 부탁으로 손녀를 찾아내고 병원 박원장은 그녀에게 교제를 요청하지만 결국 박원장은 그녀의 친구와!! 그리고 옛 연인을 만나 술한잔 기울이며 돌아오던 길에 병원앞 훌쩍이고 있는 새내기 간호사를 지나친다.

"포기하는 것도, 계속 가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다. 누구도 그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만류할 권리는 없다. 때로는 타인의 부축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일어서야 할 때도 있다. 힘든 순간도 삶의 일부다. 그 순간을 스스로 이겨낼 줄 알아야만 삶은 비로소 온전히 나의 것이 되는 거다."

멋진 말이다. 그녀가 이제서야 철이든거 같다. 가족을 생각하고 친구들을 챙긴다. 어른이 되어가는 한 간호사의 재미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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