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어본 책은 <중등수학 개념사전 93>. 작가인 조안호 선생님은 알고 보니 많은 온ㆍ오프라인 강의와 수학관련 저서로 이미 유명하신 분이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좋은 선생님을 한 분 더 알게된 것 같다.수학에서 개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수없이 들어왔다. 개념 이해가 탄탄해야 하고 문제도 충분히 푼다고. 하지만 숙제를 얼른 끝내고 싶은 아이들, 진도 빼기에 급급한 일부 학원 수업은 개념을 제대로 익힐만큼의 충분한 시간을 쓰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초ㆍ중등 교과서에서는 다양한 경험적 사고의 기회를 통해 수학의 개념, 원리, 법칙을 발견하도록하는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면서 (p.5) 그에 필요한 시간은 들이지 않으니 많은 학생들이 부실한 개념 이해로 인한 응용 문제 풀이의 어려움, 나아가 수학 포기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조안호 선생님은 초ㆍ중등 수학이 적어도 절반은 연역법으로 전환해서 가능한 올바른 정의를 제시하고 증명을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p.6)고 강조한다. 본문에서는 초등 수학에서 짚고 갈 중요한 개념을 시작으로 1부. 수와 식: 수와 식을 보는 방법2부. 방정식: 숙달을 필요로 하는 식3부. 부등식: 수의 범위나 영역을 표현하는 식4부. 함수: 수학의 최종 도착지5부. 방정식: 고등학교를 위해 필요한 개념총 93개가 잘 정리되어 있다.사실 수학 개념이라는 것이 흥미로운 주제는 아니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보자 했는데 의외의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일명 '추억 여행과 미래 여행을 동시에 하게 해준 책'. 부등식, 함수로 갈수록 노트에 문제 풀어가며 과거 야자시간에 문제 풀던 나를 만나고, 몇 년 후 아이가 풀게 될 문제를 미리 공부하게 된 시간이랄까. 책에 줄 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책은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자연스러운 설명의 흐름과 선생님-학생간의 대화(학생의 엉뚱한 답이 아이의 답과 너무나 비슷. 진짜 교실 현장에서 나온 살아있는 대화임이 틀림없다.)를 보다보면 한 번씩 나오는 확인 문제를 답부터 가리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93개의 개념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0의 개념- 원래부터 없는 것이 아니라 있다가 없는 것'아무것도 없는 0이라는 숫자에 이런 심오한 뜻이 있을 줄이야. 그동안 아이들에게 명백히 설명해 줄 수 없었던 0으로 나누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중학교 수학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또 그런 아이의 수학공부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수학 전반의 주요 개념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