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이 곳은 나에게 '라떼는 말이야~ 시리즈'로 열 편은 만들어 낼 수 있을 추억의 장소로 떠올리기만 해도 정겨우면서도 낯설고 설레는 곳이다.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 신입생이 서울에서 처음 꽂힌 장소로 고향 친구들과 종종 만나기도 하고, 교양수업(미술과 생활) 레포트를 쓰러 단짝 친구와 인사동 미술관 몇 군데를 두리번 거리다가 수줍게 들어가 보기도 하고, 외국 친구들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소개했던 그 인사동 말이다.<인사동에서 만나자>는 35명의 저명한 사회문화인사들의 추억을 담은 글ㆍ사진이 가득한 책이다. 그 분들의 소중한 '라떼는 말이야 시리즈'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고를 써 내려가면서 소중한 옛 추억에 잠겨 글이 술술 쓰였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당시의 분위기와 애틋한 대화들, 소소한 에피소드를 이렇게까지 기억하고 계시다니...누구에게나 인사동은 추억이 가득한 곳임이 틀림없다.첫 두장에 인사동 지도를 첨부해 놓은 센스는 감동스러웠다. 내가 아는 곳이 나오면 괜히 반갑고, 몰랐던 곳은 체크해 놓고 다음에 인사동에 가면 찾아가 봐야지 하게 된다. 인사동의 매력 포인트인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보석 같은 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그 옛날부터 명성을 이어오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비롯해 인사동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가게들, 변화의 물결과 함께 인사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쌈지길>, 근래에 생긴 복합문화공간 <안녕 인사동>. 인사동의 옛 모습이 많이 사라져 아쉽다 생각했었지만 이 또한 인사동의 역사이고 세대들의 각기 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내 기억 속 인사동 초입의 금강제화 건물과 야구연습장도 이 책에 글을 쓰신 분들께는 인사동답지 않은 시설이었을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