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빈 현대의 고전 5
칼 쇼르스케 지음, 김병화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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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알라딘 서평에서 이 책을 극찬한 것을 읽었다. 목차를 보니 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와도 상당 부분 겹쳐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 근처 도서관에 있어서 다른 책 반납하러 갔다가 빌려왔다.


이번 독서는 이런저런 일들로 쉽지 않았다. 먼저, 책이 두꺼운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실물을 보니 과연 2주 안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가 걱정되는 수준이었다. “세기말 빈” 말고도 빌리려던 다른 신간이 있었지만, 이 책의 두께를 보고 다시 서가에 넣어두고 한 권만 빌려왔다. 그리고 그 판단은 틀리진 않았다. 반납을 이틀 앞둔 새벽 세 시를 넘겨서야 책을 겨우 덮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내가 제1차 세계대전 전의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의 상황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도 문제였다. 

여기에 더해서 책의 핵심이기도 한 ‘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책의 전반부를 읽으면서 글항아리에서 나온 “자유주의”를 먼저 읽고 와야 하는 게 아닌가 몇 번이나 고민했다. 거기다 이번엔 몸도 도와주지 않았다. 안구 건조와 알러지까지 생긴 바람에 눈도 불편했다. 문득 노안이 오기 전에 책을 더 읽어둬야 하나 싶기도 했다. 이런저런 좋지 못한 조건들이 겹쳐 책 후반부는 전반부만큼 꼼꼼하게 읽어내지 못한 것 같다.


책은 7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쇼르스케는 “각 장을 독립된 글로 읽어도 된다(p.42)”라 했지만, 읽다보니 독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텍스트들이 어느 정도의 응집성coherence과 응결성cohesion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기말 빈의 상황과 그 변화를 보여주는 여러 측면의 이야기이므로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1장에서는 슈니츨러와 호프만슈탈을 통해 해체되기 시작한 오스트리아의 자유주의를 보여준다. 둘 다 국내에 번역되어 있지 않아 배경 파악이 쉽지 않았다. 2장에서는 빈의 링슈트라세 형성의 역사를 다룬다. 도시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정치적 변화가 반영되었다. 3장에서는 세 명의 문제적 인물(게오르크 폰 쇠네러, 카를 뤼거, 테오도어 헤르츨)을 다룬다. 개판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정치적 상황을 만들어내며 본인들의 목적을 달성한 세 사람의 모습에서 누군가를 보았다. 4장에서는 방향을 틀어 프로이트 이야기를 한다. 5장에서는 클림트를, 6장에서는 코코슈카와 쇤베르크 이야기를 통해 책을 마무리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유주의자와 급진주의자들이 정치적 기대의 붕괴라는 혁명에 맞춰 거의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세계관을 수정했다는 것이다(p.31).


쇼르스케가 지적한 위와 같은 현상은 사실상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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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끼의 북한 현대사
와다 하루키 지음, 남기정 옮김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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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읽었다. 단편적으로 알고는 있던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펼쳐졌다. 문득 책을 읽다가 어쩌면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현재 북한 주민들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인터넷 농담인 '선동과 날조'가 원래 그곳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로.. 


읽으면서 뜨악한 부분이 있었다.


헌법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는 서울이며, 평양은 임시수도일 뿐이다(p.79).


한국전쟁 과정에서 의외의 모습도 발견했다. 


한편 김일성은 이후로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전쟁의 작전지도에서는 완전히 배제되었다(p.94).

김일성보다는 중국의 입김이 세게 작용한 것이다.


그리고 전쟁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었다. 


전쟁은 김일성에게 군사적으로는 실패를 가져다주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승리를 안겨주었다(p.105).


그렇게 한국전쟁 과정을 통해 김일성은 완전한 권력을 얻었고, 북한은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저자인 와다 하루키의 본진(?)은 러시아 사였다는 것. 러시아를 연구하다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끼인 북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북한 연구의 시작이 되었다. 여러모로 대단하신 분이었다. 

(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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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노아 차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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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미술사 책들과는 조금 다른 구성이었다. 미술품 위조, 도난, NFT까지 다른 미술사 책들에서는 보기 힘든 이야기들이 상당 부분 진행된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이 책의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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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의 음악 노트
제러미 덴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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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은편이 아니다보니 제법 오랜 시간동안 읽었다. 단순한 음악 강의가 아니라 제레미 덴크의 회고록에 가까운 책이었던 탓이 컸다. 읽으면서 오스카 와일드의 "심연으로부터"나 김수미의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예술가란 다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와일드나 김수미의 경우와 달리 덴크는 심연으로 가라앉지는 않았다. 셰복과의 만남, 콩쿠르 등 여러 요인들 덕분에 그들과는 약간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 아닐까 한다. 


원제인 Every Good Boy Does Fine이 무슨 의미일까 했는데 E-G-B-D-F, 그러니깐 오선에서 각 선에 걸리는 음이름이었던 것이다. 한국어판 제목인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은 셰복과의 레슨 도중 제레미 덴크가 느낀 감정에서 따온 듯 했다. 


책은 다 읽었으나 부록인 플레이리스트 해설의 음악을 들어봐야 완전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듯하다. 갈 길이 멀다.

(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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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제국의 수도 - 서양인의 눈에 비친 베이징
뤼차오 지음, 이승희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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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이징 이야기(林語堂)"를 읽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정작 이 책은 절판에 중고도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근무지 인근 산 중턱에 있는 도서관에 이 책이 떡하니 있었다. 퇴근길에 빌린다고 땀깨나 흘렸다. 


원대 칸발릭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시점까지 800여년의 시대를 다룬다. 한국어판 부제대로 '서양인의 눈에 비친 베이징'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깊이 살핀다.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없던 시절 형성된 베이징이라는 이데아적 이미지는 연합군의 베이징 진군 이후에야 현실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후 혼란의 시기를 거듭 겪으며 지금의 베이징이 완성되었다. 중국 내 사료가 아니라 서양의 사료를 종합, 재검토했다는 점에서 작가가 대단하긴 했다.


엄마 계모임에 얹혀서 베이징을 가 본 것이 벌써 24년 전의 일이다. 그 사이 베이징은 상당히 많이 변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 볼 수 있길. 

(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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