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세월이 가면
곽의진 지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책을 좋아하고 사실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깊은 적막만이 가득찬 산골마을에 살았던

나는 배경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나이를 들어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떨쳐 내고 싶었던

고요와 외로움의 향수를  20대를 거치고 더 나이가 들어서도 가슴에 계속 간직하고 있다. 아마도 그 때문인지

가급적 태초의 자연이 선사했을 듯한 풍광과 그 묘사에 유난히 관심을 기울이고 그 그림자를 쫓으려고 한 것 같다.

베스트셀러라는 유행을 쫓아 읽어 내려갔던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은 20대의 유행에 치중했던 외면의 선택을

기어이 무력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것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말들로 가득차고 지루하고 따문하기만 했다.

그 두꺼운 책을 읽는 대신 차라리 크리슈나무티르의 연인으로 아마도 도 유명하게 각인되었던 헬렌 니어링

과 그녀의 남편 스콧 니어링이 함께 한 숲속 자연에서의 조화로운 삶을 다룬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월든이라는

명성 보다는 내 스스로 선택한 이 책 스콧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에 흠뻑 빠져 한동안 잊혀진 나의 어린시절과

그 속에서의 추억, 그리움, 꿈을 다시 생각하며 흥분하고 행복해 했었다.

 

이 책 섬, 세월이 가면이라는 책은 왜 그랬는 지 모르지만 다시 나를 월든 이라는 책이 있는 책 꽂이로 안내했다.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된 삶을 추구하며 그 속에서 깊은 깨달음의 행복을 찾아가던 저자의 심리에 다시

집중하게 했다. 섬, 세월이 가면이라는 책을 읽음과 동시에 10여년도 지난 과거의 한쪽으로 치워 놓았던 책을 다시

집어 들게 만든 것은 그 사이에 전개된 나의 삶에 대해 차분한 심성으로 되돌아 보고자 함이었으리라..

사면이 온통 나무와 풀, 산으로 뒤덮여 져 마치 몇 년을 가두어 놓은 공간에 살아가는 것처럼 갑갑하기만 했던

과거의 유년기 한 때가 언젠가 부터 깊은 그리움으로 번져 간 것은 자연의 회귀본능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곽의진님처럼 나도 늘 나의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다.  도시에서의 빠른 시간 속의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에게 늘 청정한 한 줄기 공기를 터뜨리고 간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마음의 바램을 실천하여

자신이 그리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 옛 모습과의 재회를 갖고 그 속에서 삶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세월이 가고.. 그 세월 속에서 살다 간 사람들의 일상이 새겨지면서 우리는 목숨으로 인해 지탱되고 있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토방에서 책을 읽고 컴퓨터로 글을 쓰며 섬을 대상으로 글을 쓰기도 하는

저자의 모습이 내게는 마냥 부럽기만 한 꿈으로 남겨진다. 육신이 거하는 몸에 열정, 그리움, 사랑, 진실 등 우리가

한 때 목숨바치고 싶을 정도로 추구해 왔던 가치들이 적절히 현실과 타협하고 이루어 낼 수 있는 꿈...

그 바램이 크기에 섬이라는 장소의 불편함도 감수하고 남을만큼 삶의 고요와 감동은 더해 지는 것이 아닐까?

 

아... 나도 사실은 정말 가고 싶다. 삶의 균형과 문학의 풍요로움을 마음껏 즐겼던 소로우의 웰든으로..

조화로운 삶 가운데 공동체를 이루고 진정한 삶을 찾아 용기있게 나섰던 스콧 니어링처럼...

그리고 이 책 저자 곽의진님과 같이 작은 토방 하나 스스로 만들고 그 안에 하나 하나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담아가고 보다 깊숙이 바다와 본인의 내면으로 향할 수 있었던 삶의 시간들이 있는 곳으로....

섬, 세월이 가면... 이 책은

내 고향... 산천초목이 무성하고 보랏빛 꿀풀, 고운 구절초, 가슴을 시큼하게 만드는 마타리 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던 그 곳으로 돌아가는 꿈을 다시 갖게 됨과 동시에 잊혀지지 않을 그리움을 내 안에서 다시 찾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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