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의 거짓말 일기 낮은학년 마음나눔 동화 1
박인경 지음, 박보라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왕따라는 말에 저는 참 위축감을 많이 느낍니다.

제가 이 책에 나온 동근이처럼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온 후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었거든요.

시골에서는 자신만만하고 친구 관계에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는데 도시로 오면서 아이들이 그동안 습득한 지식이나

놀이, 문화가 너무 달라 학교를 그만 둘까 하고 생각한 적도 정말 많았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은 시골에 계신 채 언니들과 함께 자취를 했었기 때문에 더더욱 저에게 신경을 써 줄 사람이

없었고 저 스스로는 의지하거나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었던 상태였죠.

솔직히 그 때 생각하면 끔찍하답니다.

저는 산골학교에서 양말을 안 신고 다녔었어요.  물론 실내화도 없었구요.

그리고 선생님께 말할 때는 항상 " ~ 했습니다. " 아닙니다. " 이런식으로 대답하도록 교육 받았었어요.

처음 50명이 넘는 도시의 학교로 전학와서 아이들 앞에 섰는데 양말을 안 신고 맨발로 온 저를 보고 아이들은

키득거렸고 선생님의 말씀에 똑바로 서서 경직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따라하는 소리가 들렸었지요.

산골에서는 자연에서 그냥 뛰어 노는 게 평범한 놀이였는데 도시의 여자 아이들은 거의 모든 아이들이 그림 색칠공주에

싸인펜과 색연필을 필수품처럼 넣고 다니더라구요. 처음에 저에게 호의를 갖고 대해 주던 아이들조차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정직하고 융통성이 없는 저를 피했죠. 사실 저는 대화에 있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내 이익과 손해를 따져서

말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하고 그냥 즉석에서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을 그대로 말하는 것에 익숙했고 그게 이전까지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악의를 갖고 있지 않는 한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심리를 미리 짐작하고 이중적인 말을 하는 것 같아서 제가 사오정처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지 못했어요. 이상하게 자꾸만 나의 약점들이 노출되고 아이들이 그 얘기들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

과 극복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 대한 실망이 겹쳐 성격은 점점 소심해져 갔던 것 같네요.

 

이 책 왕따의 거짓말 일기를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지금으로부터 20년이 훨씬 넘었던 도시 생활을 처음 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되살아나 책의 주인공인 동근이가 안타까왔고 그 고통이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동근이는 이 같은 반 아이들이 모두 따돌리는 상황에서도 마음이 힘들었을텐데 다른 친구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좋은 점을

더 많이 생각하는 넓은 마음을 가졌네요. 동근이의 순수한 마음이 친구 은실이를 도와 주면서 밝혀 지게 되고 지갑을 가져가고

혼자 도망쳤다는 오해가 풀릴 수 있게 되어 제 마음도 밝아졌습니다. 동근이로서는 예전의 저처럼 숨바꼭질하고 산에 가서

나무 타면서 놀거나 꽃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을거에요. 숨바꼭질 게임, 꽃 이름 맞추기 게임,

달리기 시합...  가위 바위 보...공기 놀이,  저도 그런 것이 초등학교 때 기억나는 주된 놀이였으니깐요.

요즘 도시 아이들은 모두 게임을 알고 있고 즐기죠. 명절에 친지들을 만났는데 닌텐도 게임도 학습용으로 나왔다면서 그걸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새로운 문화를 습득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처음에는 그렇게 다들 좌충우돌하는것 같네요. 그러나 동근이처럼 심성이 곱고 심지가 견고한 아이들이라면 이런 갈등 상황도

잘 극복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사실 저는 동근이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외톨이가 되었었지만요.

 

저의 집에서 700m  거리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2년 쯤 지나면 들어가게 될 학교죠.

그곳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차고 야구공을 던지고 모래 놀이를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오늘도 도서관에 다녀 오면서

또 지나오다가 담 안에 있는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멀리서 보았어요. 이 책을 읽어서인가 절로 이런 바램이

생겼답니다. '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행복한 초등학교 시절이 되기를... '

어린시절 따돌림을 당해 본 경험이 있는 엄마의 마음 때문인지 눈으로 보여지는 학교 바깥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

사랑, 고통, 우정, 즐거움, 행복, 꿈 같은 것들이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에게 애정과 측은함도

함께 느껴지네요.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따스하고 남을 배려하는 심성을

꼭 잘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저 또한 우리 아이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시선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근이의 표정이 마음 아프네요.



              오해가 생기는 일은 많이 있죠. 대부분은 이해로 넘어가지만 때때로 그러지 못할 때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힘을 줄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사는 세상이니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화롭게

보고자 하는 노력도 있어야 될 것 같고... 상황을 객관화 시키고 만약 자신이 왕따의 입장이 된다면 가족들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지지를 받아야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참 나서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무엇인가 용기를

내야되겠죠. 저도 예전 중학교 때 한 친구가 너무 심하게 그 주변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 걸 보고 나도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

그 친구를 가까이 하지 못했던 일이 있는데 두고 두고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아 있답니다.

그 친구가 언젠가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했는데 어떻게 도와 줘야 될 지 몰랐었어요.

따스하고 격려가 되는 말을 왜 못했는 지... 지금으로서는 후회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여기 나온 은실이도 당하기만 하는 동근이가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신과의 갈등에 고민하죠.

은실이가 손수건을 건네지만 자신마저 표적이 될까봐 두려워 매정하게 동근이의 친절을 뿌리치는 모습이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 안타까우면서도 공감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힘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한 개인의 존엄성을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이 쉬운 동화로 쓰여지긴 했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군요.

 



             동근이의 거짓말 일기... 저도 처음에 왜 이 아이가 이런 일기를 썼을까 궁굼했는데 알고 보니 엄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였어요. 엄마를 생각하는 속 깊은 아이 때문에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정말 다행이죠. 이렇게 해피 앤딩으로 끝나서...

           아이들이 좋은 친구들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자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읽어서인지

           갈등과 오해가 풀려서 정말 마음이 흐뭇해졌습니다.

 



               독서록과 그림일기를 산다고 계획했는데 큰 서점에 가지 못하는 바람에 계속 미루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독후활동도 할 겸  집 주변에 있는 문구점에서 연습장을 하나 샀답니다.

 



저는 내면일기를 꽤 오래 써 왔었는데 너무 자신에게 집착해 버리는 바람에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확장된 시야를

갖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책에서 읽은 외면일기라는 것을 한 번 써 보려고 한답니다.

자신과 주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가급적 외면적인 사건들을 다루려고 하는게 지금의 목표랍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다녀야 되는 초등학교에서 즐겁게 잘 다니라고 행복한 이미지들로 자주 학교의 상황들을 말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용기와 지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이 그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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