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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필사북 - 이동진 평론가 추천!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무진기행을 들어본 적은 있었다.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작가들이 인정한 문장이라는 말에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나는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은 구절의 일부가 아니라
단편이 4편이나 전문으로 실린 필사책은 처음이었다.

무선 제본이라 180도로 쫙 펼쳐져서 읽기에도 좋았고
필사공간의 줄 간격도 9mm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본문 전체를 필사하기에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한 페이지 전체를 필사해 봤다.
실제 책 본문 글자 크기는 4mm 정도고
나는 글씨를 좀 크게 쓰는 편이다.
그래서 글씨를 작게 쓴다면 문제가 없지만
글자 수가 많은 페이지는 자간을 잘 가늠해야 한다.
만년필이나 딥펜은 잉크가 뒷면에 비치고 배어 나와서 연필이나 볼펜으로 쓰는 걸 추천한다.
페이지 전체를 쓰는 건 생각보다 집중력이 필요했다.
나도 물음표 하나를 더 적어서 급히 반창고 처방.🩹

책을 읽으며 본문 전체를 따라 써본 건 처음이었다.
한 문장이 6~7줄가량 이어지는 긴 호흡의 지문을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문장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글에 담긴 ‘장면’도 같이 남았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따로 필사할 때도
김승옥 작가만의 문체와 감성이 담긴 문장은
시처럼 읽히고 써졌다.

이미 알고 있던 감각인데, 글로는 처음 마주친 느낌.
낯선데 읽고 나면 납득되는 그런 감각.
여름 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소
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데기를 한꺼번에 맞부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나의 감
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
을 느끼곤 했었다.p.66
모순처럼 느껴지는데,
문장을 다 읽고 나면 무슨 기분인지 이상하게 알겠는.
추억이란 그것이 슬픈 것이든지 기쁜 것이든지 그것을 생각하는 사
람을 의기양양하게 한다. 슬픈 추억일 때는 고즈넉이 의기양양
해지고 기쁜 추억일 때는 소란스럽게 의기양양해진다.p.120
시대감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지만,
지금 읽어도 낡지 않은 문장이라는 평엔 공감했다.
다만,『무진기행 필사북』에서 아쉬웠던 건,
책 자체의 오탈자였다.
함께 수록된 『서울, 1964년 겨울』,『역사(力士)』,
『건(乾)』까지 읽고나니, 김승옥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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