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충 사육 준수 사항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8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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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박찬욱으로 닫는다" 😎

이런 추천사를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얼마나 될까?🙄

​

책에 관심이 없는 남친도 배송 온 책을 보더니

집어 들고 요리조리 넘겨볼 만큼 

표지와 카피는 정말 잘 뽑은 게 틀림없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1쇄가 전량 판매를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를 한 이 책이 과연, 

표지가 주는 기대만큼 내용도 재미가 있을까?



주인공 김정한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20년 가까이 트럼펫을 불어왔다.


재능도 있었지만 스타가 되기엔 모자랐던 20대.

열심히 해온 일은 직업이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고 싶은 것과 그걸로 먹고사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걸 알게 된 서른.

지금은 여친한테도 차이고, 

집안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왠지 공감되는 현실 고증형 인간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보통 소설이나 영화라면

‘예술 하다가 실패한 인생’ 정도로 지나갈 주인공의 서사를, 이 책은 꽤 촘촘하게 보여준다.


취업지원센터와 면담을 잡고 뭐라도 해보려고 움직이는 정한은 무능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이 먹고 살 방법을 계속 찾아보고, 시도하고, 실패한다.


실제로 많이 언급됐었던 ‘청년 귀농’의 현실이 

이 안에 있었다.

빚을 안고 시작한 것도 모자라,

텃세와 따돌림, 마을기금 요구까지.


녹록하지 않은 정한의 귀농 생활에 빠져들었다가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빵충 등장의 목전까지

도착해 있었다.😶💦


<그럴싸한 '빵충'의 등장>

그럴싸하다는 말 외에 표현할 말이 없다.


단백질 음료가 한창 유행했고, 미래 식량으로 

식용 곤충이 실제로 언급되고 있는 시대에 등장한 

‘빵충’.


독자는 현실 세계에서 크리처 물로 넘어가는 걸 

눈치챌 새가 없다.


빵충이 유행하는 구조도 

한창 이슈였던 '두쫀쿠'와 똑 닮았다.


SNS를 타고 퍼져 너도나도 사육에 뛰어들고,

결국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는 과정까지.


가격이 폭락한 농산물을 들고 거리로 나와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모습도 어디선가 많이 본 풍경이다.


그 위에 작가는

‘빵맛이 나는 애벌레’ 하나를 얹어놓았다.

이 책의 몰입이 어디서 오는지 알 것 같았다.


<'탐욕'이 전부는 아니다>

작가는 ‘탐욕’만으로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설명하지 않는다.


각자가 다른 실패와 욕망과 사정을 가지고 있고, 

그 사정은 극 후반의 행동으로 연결된다.


‘너라면?’ 하고 묻는 것 같은 그들의 절실한 상황에

나도 모르게 설득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뼈를 때리며 책임을 묻는 문장을 읽을 때는

정한의 억울함에 자꾸 ‘하지만…’이 나오려고 했다.😣



<영화화에 대한 말이 많았던 이유>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 ‘영화화’, ‘실사화’.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의 괴물은

애벌레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누구나 상상 가능한 

곤충이다.


괴물의 탄생도 우리가 아는 농촌에서 실제 있을 법한 국가지원 사업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그 안에서 독자에게 ‘빵충’이라는 

딱 하나의 계단만 올라와 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읽을 때 장면이 눈앞에 보는 듯 쉽게 그려졌고

실사화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이 소설의 몰입감은 기발한 크리처보다,

그게 존재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하나하나 공들여 쌓아 올린 ‘개연성’에서 온다.


괴물 등장 이후 설정을 회수하는 방식도 좋았다.

후반부에 독자를 붙잡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주변 인물들의 사정도 하나씩 밝혀지고,

과거가 현재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오히려 더 속도감이 살아난다.


나는 그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좋은 사람이 되어서, 

그 누구에게도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P.307


빵 맛이 나는 애벌레라는 상상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현실감과 개연성에 속도감까지 더해져,

크리처 물을 즐기지 않는 나도 몰입해서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영화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다락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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