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얘야. 지금 우리처럼 이렇게조용하고 편안하게 나아가기는 정말이지 어려운 일일 거다. 하지만 말이다. 막 담배 피우면서 한 생각인데, 아마도 배가 너무나 부드럽고 기분 좋게 물 위를 떠내려가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들지 않았나 싶다. 내가 지금 만지는 이 강물의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없는 것처럼 우린 다음 몇 시간 후의 일을 내다볼 수 없는 거란다. 마찬가지로 우린 내가 이 강물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도 잡을 수 없지. 자, 보거라. 내 손가락 사이로 홀러서 빠져나가 버리잖니!" 그러면서 그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 P340
"그래, 아주 좋았어." 조는 마치 내가 대답을 한 것처럼 말했다. "됐어. 그럼 그건 합의된 거다. 자, 그렇다면 이보게 친구, 그런 두 사람 사이에 영원히 불필요할 게 틀림없는 문제들을 뭣때문에 이야기한단 말인가? 불필요한 문제들 말고도 그런 두 사람 사이엔 충분히 할 이야기가 많은데 말이다. 아, 정말이지! 네불쌍한 누나와 그녀가 길길이 날뛰던 일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이야깃거리냐! 너, 그 ‘따끔‘ 기억나지?" - P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