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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에 사이렌 1
모모쿠리 미캉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딸기100%> 때부터 카와시타 미즈키님의 심리묘사가 참 좋아 팬이 되었는데
'모모쿠리 미캉'이라는 옛 펜네임으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셨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에는 카와시타 미즈키, 책에는 모모쿠리 미캉으로 적혀있으니 헷갈릴 만하다.^^;)
<딸기100%>는 처음엔 흔한 미소녀 할렘물인 줄 알았는데,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남자주인공이 수많은 미소녀들의 사랑을 받다가, 소녀들이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을 때
자신만 연애하느라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괴감에 빠지는 묘사가 인상적이었는데
<군청에 사이렌>도 주인공의 열등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어린 시절, 동갑내기 사촌인 소라가 자신보다 야구를 잘해서 트라우마가 생긴 주인공 슈지.
그 후로 야구를 잊고 지냈지만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난 소라는 자신보다 키가 작았고,
키가 큰 슈지는 지금이라면 소라에게 이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야구를 시작하게 되는데...??
슈지와 소라의 관계성이 재미있는 건, <딸기100%>에서 마나카가 아야, 츠카사에게 느낄 법한 감정을
이번엔 '소년이 소년에게' 느끼고 있고 그것이 열등감과 동경이 뒤섞인 혼란스런 감정으로 나타다고 있다는 것이다.
3권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도 '소년이 주인공인 야구만화니까 소년만화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는 건 여성 독자분들입니다. 그래서 여성지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시는 것처럼, 이 만화는 야구만화이지만 미소년들의 애증어린 성장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BL 장르를 좋아하는 여성팬들에게도 반응이 좋을 듯하다.(작가님이 여성분이고, 실제로 BL을 그리기도 하셨고)
카와시타 미즈키(모모쿠리 미캉)님, 소년지에서 러브코미디 장르 만화가로 입지를 굳히셨음에도 불구하고
여성팬을 위한 야구만화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고 계속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