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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봄의 저주 2 (완결) ㅣ 봄의 저주 2
Asuka Konishi / 학산문화사 / 2020년 10월
평점 :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라는 만화를 처음 보고 신선한 충격을 느꼈던 그 때가 생각난다.
야쿠자의 손녀로 태어나 온갖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약혼자는 싸이코패스에 스토킹을 일삼는 미친놈(?)이지만
그 속에서도 비현실적일 정도로 생활감 넘치게, 강단있게 살아가는 히로인 요시노에게 반했던 그 때.
작가님의 전작이라는 [봄의 저주]를 읽으니 요시노에게 반했던 그 때 그 감정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이 책의 주인공 나츠미 역시, 어린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 쌍둥이 동생 하루의 약혼자였던 남자
토고 씨를 사랑하게 되면서 무거운 죄책감을 품게 되지만, 강단있게 살아가는 히로인이다.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서 아파하고 동생을 향한 죄책감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하는 나츠미.
하지만 그 감정에만 잠겨있지 않고, 자신의 삶을 똑똑하게 부지런히 살아가는 점이 참 좋아보인다.
만화 속에서 무표정하고 욕망이 없는 목석같은 남자로 표현되는 토고지만,
아마 토고도 나츠미의 그런 면에 반하지 않았을까 싶다.
(목석같은 그의 감정의 동요를 납득이 되게 묘사하는 점이 코니시 아스카님의 대단한 부분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그럼에도 반복되는 무료한 삶에서 오는 우울함, 허무함을 이겨낼 수 있는 건
결국 생활력 넘치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니까.
'내세남남'에서 키리시마가 요시노에게 느끼는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야쿠자의 손자로서 무자비한 폭력의 길을 걸어온 위험인물 키리시마이지만,
요시노는 키리시마를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고
하지만 완전히 내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묘하게 '인정' 넘치는 성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삶이라는 거대한 적에 맞서 싸우면서도, 인정을 잃지 않고 부지런히 베풀며 살아가는 점이
코니시 아스카님이 그리는 히로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