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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문화유산이 주인공이라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담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이야기하고, 유홍준 교수의 취미인 바둑을 통해 루이나이웨이라는 중국의 여성 바둑기사를 소개한다. 인사동을 소개하며 <월인천강지곡>을 찾아낸 통문관 이겸로 선생의 삶과 추억을 담담하게 쏟아낸다. 평생을 힘들게 살아오신 어머니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모두 사람 이야기이다.
2장과 3장에서 백자달항아리와 조선왕조실록과 국보와 보물 이야기를 하고 백두산, 중국, 일본으로 답사를 다녔던 후기를 전하지만 4장과 5장에서는 다시 유홍준과 인연이 있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랑하듯 이어진다.
백남준, 신학철, 오윤, 김지하, 김가진, 리영희, 백기완, 신영복, 이애주, 박형선, 홍세화, 김민기... 유홍준 교수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짧은 글 안에 그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모두 담아 놓았다. 유홍준 교수의 글은 그래서 좋다. 그의 말과 글 안에 사람이 담기든 문화재가 담기든 역사가 담기든 모두 '이야기 story'가 된다. 그의 이름 앞뒤에는 미술사학자, 교수, 前문화재청장, 미술평론가 등의 단어가 붙지만 난 그에게 이런 타이틀을 붙여준다.
한자로는 '文士', 순우리말로는 '글쟁이'
난 글쟁이 유홍준의, 아니 유홍준 교수님의 팬이다. 지금까지 유홍준 교수님을 20번 가까이 봤다. 대학교 시절 1997년 1학기에 '한국미술사강의1' 교양과목 수업을 들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사회관 210호 대강의실에서 만났었고, 올해는 5월에 부여문화원에서 주최한 백제역사문화탐방에 참가하여 하루 종일 함께 부여 곳곳을 돌아다녔다. 교수님 수업에서 A+를 받았다고 말씀드리니 반가워하셨고, 신동엽문학관에서는 "어이, 자네. 사진 좀 찍어주게나. 내 수업에서 A+를 받았으면 잘 찍겠지?"라며 농담도 하셨다.
그런데 얼마전 군위에서 교수님 특강이 있어 신간을 들고 싸인을 받으며 아는 체를 했다.
"교수님! 올 봄에 부여에서 뵈었습니다."
"네~ 재미있게 듣고 가세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시는 것이다. 조금, 아니 많이 서운했다.
그래, 그러면 어떤가! 그냥 유홍준의 팬이면 족하지.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책에는 내 이름이 없지만 『조명호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미래의 책에는 유홍준의 이름이 적혀있으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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