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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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나는 지방대였지만 법학과를 졸업했다. 지잡대라고 비아냥거리지만 우리 과 선후배들 중에도 법률가들이 꽤 있다. 나도 한때는 법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꿈꾸기도 했다. 책에는 일제시대부터 대한민국 초기까지의 법률가들이 우수수 나온다. 현대까지도 그 영향력과 인연이 이어지는 사람도 있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도 많다. 이어지든 사라지든 중요한 사실은 법률가들의 권력과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흔히 사회적인 영향력을 표현할 때 “돈”과 “권력”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돈은 경제적인 富를 의미하고 권력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법률가들은 일제시대에나 오늘날에나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지고 있거나 최소한 하나는 가지고 있는 사회의 상층부에 속하는 계층이다. 누가 뭐래도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판검사와 변호사들은 우리 사회의 주류이다.
 
얼마 전 회사의 법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형 로펌과 자문계약을 맺고 상담을 했다. 테이블에 앉아서 변호사 3명과 상담을 했는데 한 달 뒤 정산서에 변호사 1시간 상담비용이 각각 59만 원, 49만 원, 27만 원이었다. 난 변호사들과 1시간 상담을 통해 135만 원을 지출한 것이다. 굳이 시간당 최저임금의 몇 배를 논할 필요도 없이 엄청난 금액인 것이다. 실제 소송으로 가면 그 비용은 수십 배, 수백 배로 늘어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내가 겪은 그 일은 변호사 영역이고 아주 극히 일부의 예이긴 하겠지만 그렇게 법률가들은 언제나 돈과 함께 한다. 판검사도 대부분 그만두고 나면 변호사로 개업해서 엄청난 돈을 벌어간다. 대법관이라는 법관으로서의 최고의 명예를 누리고도 우리나라 대법관들은 대형 로펌에 가서 돈을 번다. 
 
현재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이다. 서울시장, 제주시장, 울산시장, 경기도지사, 충남도지사, 광주시장도 법률가 출신이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60명 이상이 법률가 출신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법률가들이 선출된 권력을 가진 지는 아주 오래된 사실이다. 사족이지만 TV 뉴스를 보면 평론가의 절반 이상이 변호사이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온갖 영역에 대한 평론을 해도 사람들은 그 말에 전문성을 부여해버린다. 
 
이 책의 제목은 <법률가들_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이다. 여기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논하기도 싫다. 그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아주 견고한 그들만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아니 어찌 보면 ‘패거리’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 패거리들의 권력은 주류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치권력과 삼성으로 대변되는 경제권력에 붙어서 언제나 주류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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