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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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호정의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서 안전하다기 보다는 닫혀있었던거 같다. 

꽝꽝 얼은 호수. 안전해 보이는 호수. 하지만 알수 없는 불안이 함께 하는 호수. 

호수가 녹고 난 이후가 되면 오히려 호수는 완벽하게 안전해 진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호수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고, 호수에 들어갈 때는 완벽한 안전을 대비한다. 


호정의 마음은 그런 호수 같다. 아직은 얼어있는 호수. 안전해 보이지만 불안정해 보이고, 얼음이 녹아야 깊게 아래로 들어가 볼수도 있고, 가운데로 들어가 볼 수도 있는 그런 상태. 

이 얼음을 천천히 녹여준 전학생 강은기. 

은기는 서서히 아주 조금씩 호정의 마음속 얼음을 녹여준다. 

녹아가는 마음을 알고 서서히 자신의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던 호정은 그러나….


 어려서 읽어오던 소설은 서양의 성장소설이나 우리나라의 오래전 그러나 시기상  근현대에 해당하는 소설이 다였다. 20세기 후반을 살아가는 내 입장을 나의 생각을 나의 혼란은 잘 풀어주는 소설은 접하지 못했다. 요즘은 십대 이야기를 풀어주는 소설이 많다. 읽다보면 어른이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너무 급진적인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소재들도 많이 있었다. 계속 청소년 문학을 접하면서 그런 소재들에 적응이 되어가고 나니 이제는 그 안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십대의 아이들로 대변되는 나의 딸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청소년 소설을 읽는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문제들. 가만보니 그렇다. 어쩜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더 날것으로 지금의 시대를 받아들이고 있었던거 같다. 


은기의 상황이 너무 큰 문제였고, 그것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가 맘에 안들었고, 그 와중에 상처받은 호정의 마음이 안쓰러웠다. 그 아픈 마음을 그 상처를 아이들이 스스로 보듬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 은기도, 호정도. 씼어낼 수 없는 과거의 흔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은기의 꿋꿋함과 호정의 따스함이 함께한다면 앞으로는 조금은 덜 외롭고 힘들지 않을까? 


글의 마무리는 그런 작가의 마음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글의 결말을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친구의 상처를 살펴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으로 읽어내고 싶다. 


*출판사에서제공받은도서입니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 책의 마지막 문장.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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