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둣방

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보지 못하는 사람과 듣지 못하는 사람이 함께 구두를 만든다라는 소개 문구는 그냥 지나 칠수가 없었다. 내 기준에서 듣지 못하는 사람과 보지 못하는 사람이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조차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소개글은 이어지는 유시민과 이효리의 광고 이야기로 이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들에 대한 선입견에서 아 이 구두만드는 이야기 들여다봐야 하는 이야기구나 하는 확신을 주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책을 다 읽고 난 나는,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쌓여서 사는 사람인지를 알게되었다. '나'가 아닌 '남'을 위해 나와 다른 남을 위해, 식물조차도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내가 허울만 좋은 인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는 유석영은 콕 집어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그가 시각장애인(나는 장

애를 가진분들을 부르는 정확한 명칭을 알 지 못한다. 한때 장애우라고 부르자고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아닌거 같고, ) 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 정도로 일을 하는데 있어 약간의 불편함 빼고는 비장애인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의 열정과 의지는 평균이상이라고 본다. 

구두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자 함께 일을 시작한 장인 안승문의 구두 만드는 방법을 전수하는 과정을 통해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이, 거기다 기술을 가르쳐주는 소통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어려운 과정을 참아내며 기술을 가르쳐주고 공장운영을 이끌어 가는 유석영과 안승문은 슈퍼히어로 같은 느낌도 들었다. 

스스로 자문해 본다. 장애가 없음에도 조금 해보고 어려워서 던져버리고는 했던 나에게.

우여곡절 끝에 다시 문을 연 구두공장.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비전에 동의하고, 그들이 만든 구두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함께 걸어가기로 한다. 예전의 실패처럼 처참히 무너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믿고싶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내가 꿈꾸는 사회가 그들을 하나의 구성원으로 잘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 비장애인이 아니라 사회에서 계속 내침을 당해오던 그들과 함께 다름을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는 아지오같은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될 것이다. 

*출판사에서제공받은도서입니다.*

장애인에서 장인으로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