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들썩이며 흐흐거리는 한인콘의 웃음소리는 마치 무슨흐느낌 같았다.
"여보게, 남 중령 직장이 이 근방인데 찾아가 보는 게 어떨까?"
"옹, 그거 좋지 오랜만에 그놈하고 한잔하고, 하아, 왕년의 남중령이 호텔 수위장이라니 참 잘 돌아가는 세상이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한인은 두 주먹으로 연달아 허공을갈겨댔다.
"이 사람아, 그래도 자넨 학병을 탈출해 광복군이 된 긍지라도있어. 학병 출신도 과히 달갑게 보지 않는 판에 난 여기서 끝나면그런 긍지도 없이 학병으로 빌빌댄 것만 남는다네."
정동진이 비척거리며 한인과 어깨동무를 했다.
술집에서와는 달리 그들은 밖으로 나오자 걸음걸이가 단정해졌다. 명동 거리는 여전히 밤을 거부하며 밝게 깨어 있었고, 비틀거리는 취객들이 그 거리의 자유를 보장하는 장식물로 등장해 있었다.
명동을 벗어난 그들은 퇴계로 한참 동안 말없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