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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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츠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 영화 속의 잔잔한 일상과 일상속의 감수성 젖은 감상들이 양념비율이 적절한 궁중떡볶이 처럼~

은은하게 전해온다.

 

원더풀 라이프는 사후 일주일간 인생에서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을 뽑고

그 장면이 영화처럼 촬영되어 그의 유일한 기억이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하는 기관(?)이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돕는다.

 

영화화 하기위해 회의를 하고 수정을 하고 촬영후 시사회를 하는 것은

영화의 작업을 간접 경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 속에서는 인상적인 구절이 꽤 있었다.

 

1. '사람의 얼굴이 제각각 다르듯 추억을 대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그 중에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과저가 지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거기에서 눈을 돌려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건 살아있는 사람이나 죽어있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런 행위를 타박하는 것도 심판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정이나 연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을 한다고 해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짊어지고 온 무거운 짐에서 해방시켜 주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 사람들이 각자의 추억을 다루는 방식을 평가하지 말고 그대로 수용하라는 이야기.... 그가 살아있던 죽어있던... 다들 각자의 방식이 있다는 것!!

 

 

2. 하지만 정작 중요한 영상은 테이프를 갈아 넣을 때마다 점차 기복을 잃고 단조로움만 심해질 뿐이었습니다. 화면에 비치는 것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집과 회사만 왕복하고 어쩌다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빈둥 비디오를 보는 샐러리맨의 전형적이 생활 자체였습니다. .....

그렇다고 일로 뭔가 큰 성공을 거뒀다거나 출세를 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런 욕심도 없었습니다. 담담하게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가는 것이라면 회사에서의 지위가 계장에서 부장이 되고 책상이 조금씩 켜졌다는 것뿐이었습니다.

' 이 무렵 나는 대체 뭘 생각하고 느끼며 살았을까? 기쁜 일은 뭐였을까?'

 

: 나~~ 중에 정말 죽고나서 이런 곳에 갔을때 와타나베씨 같은 생각이 든다면 정말 슬플 것 같다. 지금 하루하루의 생각과 느낌에 좀더 집중하고 사는 대로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추억은 화석처럼 모양을 바꾸지 않은 채 잠들어 있는 과거가 아니야. 추억은 풍화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해가는 일도 있는거야.'

 

: 모치즈키씨의 말처럼 나의 추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 어쩌면 우리는 결승점이 있는 경기를 뛰고 있으니 지금 뛰고 있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을 은연중에 하고 있는것 같다.

 

어쩌다보니 사후 셰계에 대한 일본인의 책을 두 권 함께 보게 되었다. ㅎ

눈부신 3월의 하루가 따뜻하게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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