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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우리의 얼, 도깨비 ㅣ 인문 그림책 16
김성범 지음, 노성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월
평점 :
도깨비에 대해서 더 알고싶고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하는 좋은 인문그림책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무난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내용을 다 소화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여러번 읽으면서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다른 인문그림책에도 관심이 더
생겼다.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인데 그림도 같이 있고, 내용도 비교적 쉬워서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도 읽기에
좋다.
오래 사용한 물건에는 흔히 그
사람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데, 그 기운이 변해서 도깨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도깨비는 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위엄이 없고,
아니라고 하기엔 신통한 능력이 있어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이며, 어느 지방에선 잡신으로
바닷가에선 풍어 신으로 모시기도 했다
우리 도깨비는 털이 북슬북슬하고
노린내가 나는 등 깔끔한 인상은 아니지만 덩치는 장승같이 엄청나게 크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외뿔도깨비는 일본의 '오니'라고 이제는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나 그 이미지를 바꾸기는 힘든 것 같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이기 때문일까?
일제 강점기에 국어책을 빼앗기고
일본 사람이 만든 보통학교에서 조선어독본이라는 교과서로 공부한 우리 조상들은 그 교과서에서 '혹 뗀 이야기'를 배웠고, 백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혹부리 영감이야기는 우리나라 옛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나라는 되찾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국어책과 도깨비는 못찾은 꼴이
아닐 수 없다.
도깨비 하면 능청스럽고 장난기
넘치고 천방지축인 재미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도깨비가
우리나라의 뿌리이자 역사이며 자존심이라니.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가 도깨비 민족임을 너무 오랫동안 무관심하거나 잊고
살았다.
이 책은 도깨비가 우리의 얼이고,
우리의 문화라는 증거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학자들이 그걸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위안부 문제도 사과하지 않고 있고, 중국은 '동북공정'이라하여 중국의 국경 안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는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며, 우리의
고구려, 고조선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중한
역사를 가만히 앉아서 도둑질 하는 걸 구경만 하고 있다니 '눈뜨고 코베이는 격'이라고 할까
물론 역사는 누가 어떤 입장에서
쓰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이야기가 되고, 승자의 기록이라고는 한다.
그렇지만
조선시대에 요서율이란 이름 아래, 중국 역사보다 앞선 책은 쓸
수고 없게 하고, 이미 쓰인
책도 모두 불태워 버렸던 일도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고조선을 역사로 보지
않고 신화로 못박아서 치우가 살았던 단군 이전 나라인 배달나라는 우리 역사에서 사라졌는데 그걸 복원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이런 일본과
중국을 도와주고 있는게 아닐까?
도깨비하면 생각나는 뚝딱뚝딱
두들기며 우리에게 복을 주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하는 도깨비방망이는 예전에 사람들이 나무를 하는데 꼭 필요했던 도끼거나 복을 가져다 준다는
부엉이 방귀라고 한다. 부엉이가 나무에 앉아 있다가 방귀를 뿌웅 뀌어버리면 나뭇가지가 불룩 튀어나온다고 붙여진 이름
'부엉이 방귀'는 나무줄기에 뿅망치처럼 뭉텅하게 옹이가 진 걸 말한다. 강진 사문안석조상에 새겨진 도깨비가 어깨에 메고
있는 게 바로 이 부엉이 방귀이다.
도깨비는 우리의 정신과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우리의 문화다. 붉은 악마나 드라마 도깨비에 열광하는 건 우리 정신 안에 우리의 뿌리에 대한 기억이 있기때문은
아닐까?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지도 않고, 일본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도 빠져나와 우리만의 역사와 문화를 찾고 지켜나가야 할 때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제대로된 역사를
알려주고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그 밖에도 도깨비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너무 역사이야기에 흥분해서 그
이야기만 한 것 같다. 처음엔 삽화도 민화같이 해화적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니라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작가가 살고 있는 도깨비 마을에도 꼭 가보고 싶다.
부엉이 방귀를 들고 있는 도깨비 모습, 눈은 고양이
눈 같다.
내기 한 판 하자고, 서푼만 꿔달라고 얘기하는 모습 같다.
웬지 친근하고 어스름한 저녁 산 중턱이나 바닷가 인적이 없는 곳에서 만나고 싶은 모습이다.
서민적이고 서민음식을 좋아하는 도깨비, 꽃을 들고
있는 모습니 귀엽기까지하다. 메밀묵 먹으려고 기다리는 모습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