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학원 준비반 준비반 아이스토리빌 44
전은지 지음, 김무연 그림 / 밝은미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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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나 책 제목을 봤을 땐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는 코믹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기는 커녕 불편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아이에겐 핸드폰을 사줬고,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도 받았지만, 시기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추측과 소문이 얼마나 큰 사건을 만들 수 있는지 까지는 생각 못했던 것 같다. 누구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겠다. 어른들도 카더라 통신 참 좋아하는데 하물며 친구가 최고인 초등학생들은 소문이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거야.’

특별히 폭력적인 장면이 있는 것도 싸움의 ‘싸’자도 안 나오는 이야기인데 너무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더욱 불편하고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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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는 어쩌다 나쁜 친구가 되었을까?’라는 작가의 말이 처음엔 너무 거창하게 느껴졌었는데 책을 다 읽고 다시 읽으니 더욱 깊이 다가온다.

‘대단히 사악한 의도로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야 나쁜 친구,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내가 볼 때는 사소하고 별것 아닌, 심지어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이나 말이 남에게는 큰 고통이 되고 결국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학교폭력 이력으로 가수 오디션에서 자진 하차하고, 국가대표 선수에서 탈락하는 등 과거의 사건이 이슈가 돼서 공인으로서 활동을 못하게 되는 일들이 있었다. 그냥 기사만 보고 얼마나 괴롭혔으면 피해자들이 미투처럼 저렇게 할까하고는 넘어갔었는데 어린 마음에 분위기에 휩쓸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그런 사건은 아니었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로 학교에 가는 날보다 집에 있는 날이 많았던 5학년 때, 지금은 6학년인 큰 아이가 4학년 때 친했던 친구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얘기를 많이 하길래 그렇게라도 풀어야겠지 하고 넘어갔었는데.

선생님들이 왜 그렇게 단톡방 만들지 말라고 하시는 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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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전학생

 

솔직히 나는 좀 불안했다. 내가 바다 손의 상처가 싸움질로 생긴 게 아닌가 의심하면서부터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생겨난 오만 가지 소문과 의혹은 내가 만든 게 아니었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심지어 나도 듣고 놀란 소문과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그래서 바다 사건은 오로지 나 때문에 생긴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진을 보자마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왜 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나 생각해 보면, 이 사진은 나의 대단히 심각한 잘못, 너무 심한 잘못이라 어른들, 특히 선생님이나 가족들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 나쁜 짓, 애써 아니라고 부인하고 모른 척했지만 사실 옳지 못한 일임을 내심 잘 알고 있던 그 나쁜 짓이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나 사진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그 사진을 나에게 보여 준 순간, 나 자신도 속이려고 부인하고 모른 척했던 부끄러운 나의 잘못이 느닷없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바다의 진짜 비밀

 

나는 내가 누리는 평범한 학교생활이 너무 당연한 것이라 한 번도 감사하거나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평범한 학교생활은 말 그대로 너무 평범한 것이라 누군가 이를 원한다는 것 자체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어린 제자 괴롭히기를 좋아하는 담임선생님보다 훨씬 더 못된 사람이었다.

 

다시 읽어보며 가슴에 와 닿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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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읽어보는게 아이들에게도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진심어린 사과도 상처는 다 보듬어 줄 수 없다는 게 참 슬프다.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가 담긴 창작 이야기 마을이라는 아이스토리빌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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