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누가 해줘? 일공일삼 33
임사라 지음, 양정아 그림 / 비룡소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황금빛나래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이야기로 촘촘한 나래의 심리가 느껴진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편부모 가정에 대해 고정적인 관념을 이 작품을 통해 또다시 심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작품 속 인물 중에서 나래 엄마는 편부모 가정에 대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세상 사람들이 나래를 그렇게 취급할까봐 겁을 낸다. 그렇지만  편부모 가정 내에서 자라고 있는 나래는 엄마의 걱정처럼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양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더 올바르고 밝고 건강하다. 그런데 이에 비해 가정환경이 열악한 나리는 편부모 가정의 전형을 보여주기 위해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나래의 상황과 비교를 위해 작품의 구성상 나리의 상황 설정 했겠지만 이런 부분에서 작가는 좀더 깊은 고뇌를 했어야할 것 같다.  

  이 작품 내에서 나래 엄마와 학교 선생님이 편부모 가정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을 보인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관념적인 편부모 가정의 형태를 나리환경에 설정하였다. 이점은 자칫하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편부모 가정의 형태를 나리네 집처럼 일반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작품의 말미에서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것을 나래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다. 이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제 막 세상의 온갖 모험을 겪어 가야할 아이에게 그런 생각을 심어준다는 게 애석하기까지 했다. 자칫 세상은 다 그런거야 하면서 능동적인 도전이 아닌 삶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라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이 작품 결말 부분에서 두리뭉실한 화합을 불러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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