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봐도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새로운 안목이 열리는 같았다. 꼭 읽어봐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끌림이 있는 도서였다. 국외에서는 주변국의 역사왜곡으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고, 국내에서는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홀대받고 있는 우리의 역사의 현실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학교 다닐 때 국사시간 전 쉬는 시간에는 그야말로 긴박한 순간이었다. 담당 선생님이 들어오자마자 무작위로 질문공세가 벌어지고,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한 시간내내 뒤에 가 서 있어야만 했다. ‘우리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은 시간마다 듣는 말이었다. 주입식 교육이었지만 아직까지도 국사선생님의 얼굴과 목소리, 움직임, 수업모습이 떠오른다. 그 선생님이 가장 좋아했던 왕은 광개토왕과 장수왕이었다. ‘우리나라 땅이 가장 넓었다.'며 웃으시던 모습. 이 책을 읽고 나서 떠올랐던 국사 선생님과 그 미소. 이제야 겨우 그 웃음의 의미를 안 것이 부끄럽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소제목에서 보다시피,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를 인식시켜 주는 데에 있다. 우리 한민족이 펼친 대외적 군사 활동은 결단코 무력시위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와 질서 유지에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문명국가로서 주변국에게 영향력을 끼치고(특히 일본) 당당하게 동북아시아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우리의 선친.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는 조용하고 착한 나라(?)라는 고정관념에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한반도를 벗어나 영토를 확장하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과 외교술에 대한 사실은, 내 자신이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 위풍당당한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상고시기의 치우의 전설, 단군의 전쟁이야기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단군의 전쟁이야기, 동아시아를 뒤흔든 고구려의 대외진출, 신라의 왜지출병, 발해의 방과 북방족을 향한 전쟁 고려의 북벌, 조선의 대마도 정벌과 대북방 공방전 등의 내용이 주로 기록되어 있다. 외교나 무역, 전쟁의 영역을 한 쪽 전부를 할애하여 지도로 표시해 주어 한 눈에 알아보기 쉽고, 아이들에게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유적이나 유물, 전쟁 도구, 벽화 등 여러 가지 사진 자료들이 무척 많이 올라와 있다. 모두 컬러이며 사진에 대한 설명도 적절히 하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역사를 전개하면서 잘 모르는 말은 옆에 따로 설명해 주고 있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400여 쪽에 가까운 도서. 쪽이 많은 것도 많은 것이지만 어느 내용하나 소홀히 읽을 수 없어 읽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덧붙여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일반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닌 것도 있었고, 어떤 시각으로 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역사가 달라지기 때문에 쉽지 않았던 도서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책의 저자가 책을 저술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열정과 공력이 있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한반도에서 절반이 뚝 잘려나간 우리나라. 국사가 영어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푸대접 받는 지금의 현실. 일본식민지 때 우리나라의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민족말살정책에 고통스러워했던 우리나라. 그런데 지금은 국어보다 국사보다 영어가 더욱 중요해져버렸다. 물론 세계화라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영어에도 능통해야 함은 필연적이다. 그런데 말이다. 모든 것의 기초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계화 시대를 사는 때이니 만큼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고유한 문화를 잘 지켜내고 보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친이 동북아시아의 주인이었던 상기하며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이 절실하게 느껴져 온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위풍당당한 민족인지를 알고 그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의 진실과 새로운 안목, 자부심과 애국심을 불러 일으켜 준 이 저자에게 감사함을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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