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이 문장 하나에 위로를 받는다. 하루 하루를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아서 그런가보다. 나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나 자신한테 엄격하고 인색한 편이다.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돌아볼 때 “아 오늘 왜 그랬을까” 자책하기도 한다.그런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는 인스타그램에서 계절을 향한 자신의 시선과 진솔한 감정을 기록해 온 이정영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의 에세이 속의 모든 이야기는 ‘계절’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어진다.책은 가을로 시작해서 여름으로 마무리 된다.내가 태어난 달이 10월이기도 하고 4계절 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의 시작도 가을인 10월 부터 라 왠지 모르게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기분이 좋았다. 이정영 작가님은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타인을 향해 시선을 돌리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타인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도, 계절이 바뀌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것도 힘든게 현실인데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최근 2년간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지인들에게 소홀하기도 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에도 감흥이 없었고, 별 탈 없이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할 줄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나도 조금은 이타적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2023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더워서 힘들어 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어느 순간 가을이 와있고 곧 있으면 추운 겨울이 온다. 작년의 계절과 올해의 계절이 다르다고 느끼며 다가올 내년의 계절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이 동시에 생긴다. 내년에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온전히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