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요른 릴 지음, 백선희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창비 책다방에서 알게 되어 헌책방에서 만나 산 책.

묵혀 두었다가, 여름 방학에서야 읽는다.

여행지에 가서도 가끔은 후회하는 이유는,

여행지도 서울에서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북극 그린란드에 사는 이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랫 동네라 부른다.

그린란드라고 해서 물론 문명과 단절된 곳은 아니다.

아랫 동네에서 이 곳으로 오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

한센 중위는 아랫 동네에서 하던 대로 북극에서도 명령하며 장교 노릇하려고 했고,

레우츠 아랫 동네의 문명의 증거, 화장실을 지으려고도 했다.

하지만, 그곳에선 다른 삶의 양식, 다른 시간이 흐른다.

그들에게 저 아래 사람들은 진창 속을 걷는 사람들’(70)이다.

그들은 늘 남의 일을 하느라 정작 자기 일은 할 줄 모르는사람들이다.

그러나 북극의 이 허풍쟁이들은

상상 속의 여성 엠마를 사랑할 권리를 사고파는가 하면,

동료의 시체를 앉혀 두고, 만찬을 즐기던 친구들은

술에 취해 뻗은 친구를 죽은 이인줄 알고 관에 넣어 바다에 떠내려보내기도 한다.

몇 달 동안 말할 상대가 없어 묵혀 두었던 말 보따리를 풀기 위해

며칠씩 눈썰매를 타고 이웃을 찾아가기도 한다.

여행지에 가서 내가 살던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산에 올라 가서 내가 살던 세계가 얼마나 좁은지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그린란드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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