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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백석 -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짧고도 영원한 사랑
김자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1987년 발간된 백석 시전집을 1990년대 후반에 처음 읽었다. '백석 평전'을 읽으며 백석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자야'와의 사랑 이야기도 대강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야'가 쓴 책이 1995년에 이미 발간되었다는 것을 2019년에야 알았다. 쇄가 거듭하여 새로 찍어낸 책을 읽었다. 요약된 서사로 둘의 사랑 이야기를 읽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사랑에 빠진 이의 내밀한 일기장을 엿보는 느낌이다. 함흥과 경성 청진동집에서의 둘의 에피소드는, 일제 당시 풍경을 덧입혀 상상하게 한다. '자야'의 기억에 따른 이야기가 '내 사랑 백석'이라면, '백석'의 기억에 남은 '자야'와의 사랑 이야기는 어땠을지 자뭇 궁금하다. '자야'가 백석의 대표작 몇 편에 대해 자신과 관련지어 해석하는 부분은 흥미롭긴 하지만, 과연 그러한지 의심하게 한다. 물론 '자야'와의 사랑 이야기와 관련짓지 않더라도 시들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다. 만주에서 돌아온 후 북한에서 살다 죽었기에, 다른 시인들에 비해 재조명이 덜 된 것은 아닐까 혼자 추측해 본다. '자야'의 눈에 비친 백석 시인의 소소한 면모들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백석이 사랑한 대상으로서의 기생 '자야'가 아니라, 인간 '김진향'의 삶을 좀 더 비중을 두어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불우한 어린 시절, 조선 권번에 들어가 가무를 익힌 기생, 김동환의 권유로 잡지 <신천지>에 수필로 등당한 이력, 일본 유학, 백석 시인과의 사랑, 중국 상해 여행, 만학도로 영문학 공부, 한국 정악계의 대부였던 스승 하규일의 일대기와 가곡 일부를 채록한 책을 펴낸 일, 법정에게 시가 천억 대의 부지를 시주한 일화 등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