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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어나더커버 특별판)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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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떤 소설을 읽으면, 내가 겪은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결혼 전 상견례, 시부모 생일에 찾아간 예비 며느리, 결혼을 두고 밀고 당기는 양가의 신경전은, 엄마와 아들, 시누이와 올케,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엄마와 딸의 여러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갈등 관계가 얽혀 있는 전쟁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안은 상견례 때, 가족이라 하기엔 먼 남성이 부재하는 아버지를 대신한다. 장인 어른이 돌아가셔서, 처제가 결혼할 때 맏사위인 내가 상견례 자리에서 돌아가신 장인 어른을 대신한 적이 있다. 결혼에서 여성은 객체다. 남자는 자신의 집에서는 엄마 눈치 보여서, 가부장제 아래서 고통받은 여성인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된 여성에게 자신이 받았던 고통을 대갚음한다. 소설에서 아버지와 아들 준호의 목소리는 소거되어 있다. 아버지 ‘당신’의 평화를 위해 ‘없는 듯이’ 살아온 엄마 정순이 의지한 것은 딸 유진이다. 유진은 그래서 자신이 조금만 마음의 방향을 틀면 엄마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고통받고 살아왔으면서도 며느리가 될 선영에게 시어머니 노릇하려는 정순을 유진은 타박한다. 그리고 그런 정순에게서 멀어지려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현남 오빠에게’와 겹치는 것은 주인공이 모두,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는 것, 그리고 독립하여 ‘거주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남성이 지배하는 공간이 ‘집’이다. 그래서 여성의 독립은 살림을 독립적으로 사는 데서 시작된다. 유진은 엄마로부터의 독립한다. 그러나 유진은 결혼하지 않은 경우다. 시어머니, 며느리라는 관계망 속에서 여성이 가부장제라는 틀로부터 독립하는 길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