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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 알고리즘, 세계 금융시장을 침공하다
권용진 지음 / 카멜북스 / 2017년 8월
평점 :
"골드만삭스는 IT회사다" 2015년에 골드만삭스 CEO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놀랐죠. 투자은행의 대표격 회사가 구글, 페이스북 같은 IT기업을 자처하다니. 이 책을 읽으면 왜 그가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미국 금융업계는 최첨단 알고리즘들의 전쟁터거든요. 당연히 상경계열보단 물리학, 공학, 인공지능 등을 공부한 사람들이 우대 받습니다.
일단 이 책은 재밌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생소한 분야인 퀀트 업계에 대해 생동감 있게 소개하는데, 저자의 글쓰기 실력이 좋아 술술 넘어갑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3부로 나뉘는데, 1부는 퀀트의 역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퀀트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카지노 정복자 에드 소프부터 피터 멀러, 데이비드 쇼, 제임스 사이먼스, 블랙 피셔 등 전설적인 퀀트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마치 소설책을 읽듯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2부는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에 관한 내용으로 메릴린치 퀀트 그룹 산하 옵션팀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최첨단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저자의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독서의 장점 중 하나인 간접 경험을 통해
월스트리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초단타매매의 경우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어떠한 원리들로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시장의 일시적인 불균형을 이용한 이러한 초단타거래의 발전으로, 앞으로는 개인들의 단기적인 데이트레이딩 수익이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신 장기 투자는 여전히 개인들도 충분히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3부는 퀀트의 현재와 미래 전망에 관한 내용입니다. 자산운용 등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나 금융권 현직에 있는 직장인에게도 특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퀀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 면접 질문들, 현황 등에 관해 나오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퀀트가 되려면 수학, 통계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잘 다루고, 인공지능 분야에도 능해야 될 것 같습니다. 향후 미래에는 퀀트와 데이터 과학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으로 저자는 예상합니다. 한편 퀀트도 굉장히 세분화 되어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2부에서도 나와있는 내용이지만 직접 수익을 내는 퀀트 트레이더 외에도, 데스크 퀀트,리스크 퀀트, 퀀트 개발자, 퀀트 애널리스트, 알고 트레이터 등이 있으며 각자의 고유 업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경우 단일 거래소, 많은 규제 등의 이유로 이러한 퀀트가 많이 발전하지 못하였고, 그나마 있는
퀀트도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데스크 퀀트 위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퀀트 불모지라고 할 수 있지만 알파고 등의 영향으로 점점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점차 발전해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 퀀트 투자에 관심이 많아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투자 기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책에 나오는 퀀트 투자들은 개인이 수행하기 불가능) 개인들이 나아가야 할 투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마지막에 제시합니다. 앞으로 시대가 발전해갈 수록 개인도 퀀트가 돼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요. 예를 들면 복잡한 알고리즘을 설계하지 않고도, "시사회 점수가 몇 점 이상이면 영화사에 투자" 등 자기만의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 일관되게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심리적 편향을 극복하고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이고 공부의 필요성도 더욱 느낍니다. 결론적으로 금융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