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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벤 메즈리치 지음, 황해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주인공 케빈은 아시아계 MIT 공대생인데, 어느날 MIT 중퇴생 친구들인 피셔와 마르티네즈로부터 라스베가스에 가자고 제안받는다. 그곳에서 케빈은 자기 친구들이 카지노에서 하이롤러(고액 베팅을 하는 사람)로서 VIP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에 놀란다. 피셔와 마르티네즈는 카지노에서 ‘카드카운팅‘을 함으로써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카드카운팅이란 블랙잭 게임을 할 때 남아있는 카드의 숫자를 추론함으로써 유불리에 따라 베팅액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케빈의 재능을 알아본 피셔와 마르티네즈는 케빈을 자신들의 스승 미키에게 소개하고, 팀에 합류할 것을 제안한다. 평생 모범생이었던 케빈은 이 팀에 합류를 하게 되고, 본격적인 카지노 사냥에 나선다.
팀플레이는 철저한 분업으로 이루어진다. 테이블마다 배치되어 카드카운팅을 지속하면서 유리한 판을 알려주는 ‘스포터‘, 스포터에게 신호를 받으면 그 테이블에 가서 원래 무모한 베터인마냥 연기하면서 뭉텅이 베팅을 하는 ‘고릴라‘, 카드카운팅부터 연기, 카드 커팅 등 모든 것을 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빅 플레이어‘로 나뉜다.
그럼 그 많은 게임들 중에서 왜 블랙잭이냐? 바로 카지노에서 독립시행이 아닌 유일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카라나 다이사이, 룰렛 등은 한판 한판이 독립시행으로서 한 게임이 다음 게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블랙잭은 어떤 카드들이 많이 나왔느냐에 따라 앞으로 게임이 카지노에 유리한지, 플레이어에 유리한지 추론할 수 있다.
카드카운팅의 기본전략은 전설적인 에드워드 소프의 ‘하이로우‘에 기반하고 있다. (10, J, Q, K)가 나오면 -1, (2, 3, 4, 5, 6)이 나오면 +1, (7, 8, 9)가 나오면 0 등으로 계산하여 합계를 구한다. 즉 낮은 숫자들의 카드가 지금까지 많이 나왔다면 합계가 높을 것이고, 남아있는 카드들의 숫자가 높다는 뜻이므로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이때 베팅액을 올리면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책에 나온 케빈의 증언으로는 이러한 하이로우 전략을 응용했다고 한다. 간략하게 표현하면 당시 블랙잭은 카드 6벌(deck, 1벌당 52장)로서, 합계 점수를 남아있는 벌로 나누고 상쇄값을 뺐다고 한다. 예를 들어 카드 3벌이 지난 후 합계값이 +15라면, 남아있는 카드의 벌 수인 3으로 나누면 +5가 된다. 여기서 상쇄값 1을 빼면 +4가 되고 이것이 합계값이 된다. 참고로 상쇄값은 카지노마다 다른 블랙잭 규칙의 유불리를 기반으로 계산한다고 한다. 이러한 최종 합계값에 기본값을 곱한 것이 베팅액이 된다. 예를 들어, 10,000달러가 전체 자금이라면 100분할을 한 100달러가 기본값이 되는 것이고, 합계값 +4를 곱한 400달러가 베팅액이 된다.
즉, 본질적으로는 내가 유리해지면 유리해질 수록 베팅액이 커지고, 불리해지면 불리해질 수록 베팅액이 작아진다. ˝유리할 때 베팅액을 늘리고, 불리할 때 베팅액을 줄여라!˝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 맞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막상 당신에게 닥치면 당연하지가 않을 수 있다. 창피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 어느날 시장이 별로 좋지 않을 때 주식으로 손해를 봤는데, 이것을 한번에 만회하려고 더 큰 금액을 꼴아 박았다가 더 큰 손실을 본 적이 있었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개미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수많은 투자 서적에서 이미 봤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앞서 말한 손실 후 분노베팅 등 책에서 하지 말라는 짓은 다하고 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운때가 있다. 일이 잘 풀리면 운때가 맞는 것으로서 마음껏 하고 싶은 것 다 하면 된다. 그러나 일이 잘 안 풀린다면 운때가 아닌 것으로서 몸 사려야 한다. 아 참고로 오늘날 카드카운팅은 셔플머신 도입으로 불가능하다. 카지노를 이기겠다는 망상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