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기본적으로 잔잔하게 굴욕적이야. 내 시간, 내 에너지, 내 결정을 아무도 존중해주지 않아. 인생의 소유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간 기분이야." - P18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선을 넘는지 새삼 놀라웠다. 당신은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질 만큼 가깝지 않아요, 하고 대답하고 싶은 걸매번 참았다. 사실 아무도, 가족도 그만큼 가깝지 않다고 여겨왔다. - P24

혹시 나의 특장은 도망치는 능력이 아닐까? 누구나 타고나게 잘하는 일은 다르잖아. 그게 내 경우에 도주 능력인 거지. 참 잘 도망치는 사람인 거야. 상황이 너무 나빠지기 전에, 다치기 전에, 너덜너덜해지기 전에 도망치는 사람.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해서 도망치는 사람. 똑같은 타르트를 삼백개쯤 만들었을 때, 스스로에게 살짝 너그러워졌어. 마음 안쪽에 베리타르트의 어떤 궁극적인 완성형을 그릴 수 있게 되었을 때 말이야. 가게에서 파트를 바꿔 다른맛의 타르트를 만들라고 시키면 혹시 이 평정심도 무너질까? 궁금하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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