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하지만 정말 고맙기도 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나니 더욱 그랬다. 곱씹을수록 단맛이 배어나는 쌀알처럼 그 마음은 점점 진해졌다. 진심이라는 건 형식에 뒤따르기도 하는 법이니까. 고마운 마음이 뒤늦게 다시 밀려왔다.
"정말 고마워." - P134

아주 어릴 때 내가 울면 할머니는 커다란 솜이불을 덮어주었다.
"그 안에서 실컷 울어라."
눈을 떠보면 어둡고 솜이불은 무거운데 그 어둠과 무게가 나를달래주었다. - P146

뭐든 남들보다 천천히 한다고 생각하면 돼. 아무 문제 없어요.
밥 잘 먹으면 그걸로 된 거야. 걱정할 거 없어.
그것이 순미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단순하고 시시해서 싱겁게까지 여겨지는 그 말이 왜 항상 일렁이는 마음을 단번에 진정시키는지도.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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