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이죠? 그러니까 당신이 아는 사람이 아벨 바우만이아니라 신이라는 말입니까?」「안다고 말하는 건 좀 과장인 것 같군요. 우린 영겁의 세월동안 서로 보지 못했으니까. 누군가를 안다는 것이 그 사람이지금 어디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한다면, 나는신이 지금 어디에 숨어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나는 에스프레소 잔을 집어 들고 천천히 입으로 가져가 아주 적은 양을 홀짝 마신다. 그러고는 한 번 더, 또 한 번 더 홀짝거린다. 시간을 벌기 위한 나만의 제식이다. 그러니까 대화중에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면 나는 매번 이렇게 아주 천천히 커피를 몇 번에 나누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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