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일을 최대한 간결하게 묘사했다. 재미를 더하기위해 내가 덧붙이는 말들이 자칫 그 일을 더 충격적으로만들 수도 있으니까. 그 모든 상황이 대화 한마디 없이 전개되었다. 마치 팬터마임처럼. 몇 년 동안 각자 자신의 역할을 연습해 완전히 몸에 뱃다는 듯. 우리는 환상 속에서여러 번 했던 일을 실현한 것뿐이었다. 그 모든 사건, 내가나의 주소를 남겨놓은 것부터 에이드리언이 베넷의 아름다운 갈색 등을 어루만지는 장면까지, 그리스 비극처럼,
아니면 펀치와 주디 인형극*처럼, 도저히 피할 수 없는일이었다. 어떤 세부사항들은 기억이 난다. 에이드리언의쌕쌕거리는 콧소리,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의 베넷의 얼굴,
그리고 그 순간 나의 표정, 서로의 품에서 잠든 세 사람,
우리의 뒤섞인 피를 빨아먹던 커다란 모기 한 마리가 자꾸만 나를 물어서 깨우던 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