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바로 그해 겨울부터였다. 글쓰기가 내 삶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듯, 유일한 탈출구라는 듯 나는 글을 썼다. 어떻게 보면 나는 늘 어떤 식으로든 글을 쓰며 살았다. 늘 작가들을 숭배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지막 페이지 작가 사진에 키스하곤 했다. 나는활자화된 모든 것을 성지로 여겼고 작가들은 초인간적인지식과 지혜를 가진 존재로 여겼다. 펄 벅, 톨스토이, 그리고 낸시 드루》를 쓴 캐럴린 킨. 성장한 뒤에도 그들의 작품들을 통속적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나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공포만화로, 《위대한 유산》나 《비밀의 화원》에서 풍자만화잡지 <매드Mad)로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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