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레퀴엠Requiem for a Dream)은 마약으로 인생을 망치는 인물들을 다룬다. 해리(제러드 레토Jared Leto분)와 마리언(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 분)은 브라이튼 해변 출신의젊은 커플이다. 해리는 파멸을 향해 치달으면서 과거의 회상인지 상상이니 구분하기 어려운 행복한 시절을 종종 떠올린다. 그곳은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코니아일랜드 해변이다. 파라슈트 점프Parachute Jump라는 76미터 높이의 놀이 기구 철탑이 저만치 보인다.
오래전에 가동을 멈추고 지금은 그냥 서 있을 뿐이라서 ‘코니아일랜드의 에펠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동네의 상징물이다. 마리온이 바다를 바라보며 난간에 기대 서 있다. 이 장면은 강한 기시감을 준다. 제니퍼 코넬리가 1988년 공상과학영화 <다크 시티Dark City)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을 맞이하던 자세도 거의 똑같았다. 이 영화 속 인간들은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가짜 도시와 가상현실 속에서 살아가는데, 주인공은 초능력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소문 속에만 존재하던 바다를 만들어낸다. 제니퍼 코넬리 때문인지, 쉘비치라던 그 해변의 이미지도 틀림없이 코니아일랜드였던 것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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