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중요한 일인가 보군. 말처럼 히힝거리는 걸 보니."
마리오는 한 손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고, 전보를 허벅지에 닦은 뒤 시인의 손에 놓았다. 그리고 엄숙하게 선언했다.
"선생님, 저 사랑에 빠졌습니다."

시인은 전보를 부채 삼아 턱 앞에서 부쳐댔다.
"별 심각한 일은 아니군. 다 치료법이 있으니까."

"치료법이라고요? 치료법이 있다 해도 차라리 아프고 말겠어요. 사랑에 푹 빠져버렸단 말이에요."

원래 말이 느린 시인이 이번에는 말 대신 돌을 네 개 던지는 듯했다.
"누구한테?"
"뭐라고요?"
"누구와 사랑에 빠졌느냐고."
"베아트리스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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