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은 어쩔 수 없이 실망시키는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물원의 공적인 존재 목적은 관람객들에게 동물을 구경하는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원에 처음 들어선 사람이그곳에서 동물다운 동물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란 어디에도 없다. 고작해야 깜박이며 스치듯 외면해 버리는 동물들의 시선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그것들은 곁눈질로 쳐다본다. 그것들은맹목적으로 먼 허공을 바라본다. 그것들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 어떤 것도 그것들의 주의에서 더 이상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들은 뭔가와 만나는 것에 면역이 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