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락눈 내리는 늦겨울 저녁꽃도 병(病)도 없어기계적으로 물 주며 잊고 살던 소심(心)과최근 들어서는 늘 곁에 놓아두고 두리번 찾던 시간을(내 안경 어디 있지?)다시 만나리.한번 만나고 나면 세상의 온갖 선(線)들이 시들해지는부석사 무량수전 가벼이 살짝 쳐든 처마의 선을받침기둥 하나와 수인사하고서로 자리 슬쩍 바꿔두 팔로 받치고 서 있으리.싸락눈 맞으며.다음엔 마음놓고 금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