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춘향전』도 시들고
로미오와 줄리엣』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이몽룡이 강남에서 차를 몰고 있고
성춘향이 종로에서 늙어갑니다.
로미오는 로마 교외에서 펜싱 도장 관장이 되고
줄리엣은 로마 중심 스페인 계단 근처에서부틱을 열고 있습니다.
조금 비쌌지만 타이 하나를 골랐습니다.
그들 모두 아무도 이제는소설이나 극 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습니다.
고통스런 애인 역보다는역시 그냥 사는 게 좋겠지요.
정말 좋을까요?
종이 백에 타이를 넣고 나오다 갑자기 되돌아서며,
윗옷 주머니에 손가락을 넣어권총처럼 비죽이 내밀고 마음속으로
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