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생일선물들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처럼 보일 게 분명하니까.
안으로 들어가니 벽장보다 조금 클까 말까 한 작은 현관홀이 나온다. 어찌나 비좁은지 중개인이 뒤따라 들어오자 편하게 서 있기도 힘들어 안을 살펴보겠느냐는 질문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들어간다.
이번에는 내가 와우, 하고 감탄할 차례다. 실내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작은 정원과 높은 돌담 쪽으로 난 커다란 창문들로 빛이 쏟아져들어온다. 넓지 않아도 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벽과 바닥은 모두 똑같이 옅은 빛깔의 석재로 시공되어 있다. 벽과 바닥이맞닿는 부분이 오목하게 파여 있어서, 마치 벽이 둥둥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텅 비어 있다. 물론 가구가 없지는 않다. 실내의 한쪽에는 석조 테이블과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보이는몹시 근사한 식탁 의자 몇 개, 짙은 크림색 천으로 마감한 길고 낮은 소파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 밖에 눈길을 끌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황당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문도, 선반도, 사진도,
창틀도, 눈에 띄는 전기 콘센트도, 조명도, 심지어 전기 스위치조차 없다. 그런데도 방치되었다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느낌이 들지않으면서 동시에 어수선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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