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시드니에서 한 모든 일을 독일에서도 할 수 있을 테지. 하지만 이곳에서는 다음으로 미루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아. 독일에서 걸핏하면 등장하던 "그래, 하지만...."이 사라졌어. 예를 들면 어제는 북카페를 겸한 레스토랑에 갔었어. 시 안내책자에서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독일이었다면 "가보고 싶다. 하지만......" 하면서 나중에 시간 나면 가보기로 했을 거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의 오랜 경험에 따르면 나중에 시간이 나서 진짜 가보는 일은절대 생기지 않지. 하지만 여기서는 곧바로 전화기를 들고 내게 선물할 멋진 저녁을 예약해.
정신과 의사와 와인바 주인 등 유쾌한 여자들 열다섯 명이 고급 레스토랑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 소설에 대해토론했어. 책은 예쁘게 포장되어 그전에 집으로 배송되었지. 우리는리치마티니를 마셨고 카나페를 먹었어. 모임을 위해 특별히 고용한미용사 두 명이 틈틈이 매니큐어를 칠해주거나 팔을 주물러주었어.
여왕이 된 기분이었지. 내 지갑에는 명함이 몇 장 더 늘었고, 혼자 여행 중인데 결코 혼자가 아니야. 혼자이고 싶을 때만 혼자로운 사람을 사귀기가 신기할 만큼 쉬워 하고 싶은 걸 하면 거또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게 돼, 한번은 집에서 식사 대접을기서 또 마음이 맞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