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 건물 안에 경쟁자와 함께 있으면 부담스럽다.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만만찮은 경쟁자는 존재 자체가 불안의씨앗이다. 내 주변을 맴도는 누군가가 잘못되기를 바라며 산다는건 감정적으로 진 빠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적수가 콰당탕 넘어지기를 바라는 본능을 아예 억눌러버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있다 해도 극히 드물 것이다. 과학에서는 과정이 목적이 아니다. 목적지가 목적이다. 경쟁자는 다른 나라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다른도시에 있는 편이 좋다. 한 건물 안에 경쟁자를 두는 건 지옥의 축소판을 경험하는 것이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언젠가 자크 모노는시험관에서 베타갈락토시다제를 만드는 일을 하는 연구진을 둘로어 나란히 붙은 실험실들에 배치했다. 두 연구진의 지휘자들이 진작부터 서로 싫어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그랬을 것이다.

좌[ 1962년 봄의 경쟁에서 두 연구진 모두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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