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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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의 소설에도 엄마와 비슷한 여자들이 등장했으니까. 복잡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들. 그래서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사실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이 마음 아픈 여자들은 엄마가 아니라 엘리너에게 영향을 받은 세계의 인물들은 아닐까.”(p.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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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출판사의 ‘작은책’ 시리즈 여덟 번째 소설.
판형과 분량이 가벼운만큼 쉽게 손에 잡히지만 무겁게 기억되는 게 있다.
책에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않는 ‘나’가 여럿 등장한다.
그들이 쓴 글에 등장하는 여성은 서로를 닮았고, 서로의 모습을 글에 담아냈다.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복잡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느슨하게 연결되어있다.
작은 마을의 소녀들의 이야기가, 그녀들의 글이 콜라주 형태로 교차해서 전해진다.
여럿, 어쩌면 한 여성의 이야기를 여러 입을 통해 전해서일까?
계속해서 길을 잃었다. 화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했고, 이야기의 배경과 인물을 혼동했다. 장편소설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단편소설이라 각각의 이야기들을 구분 짓기에는 같은 곳을 멤돌고 있다. 그렇다고 연작 소설이라 보기도 힘들다. 한 페이지 가득 관계도를 적고 키워드를 적어도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이 써내는 이야기,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렇듯 뭔가를 쫓아가며 책을 읽다보니 강화길 작가 작품 특유의 분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여자들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다양한 것들이 유전으로 남아 끊길듯 끊기지 않는 강화길 작가의 여성 서사가 얽혀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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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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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작가가 만들어내는 캐릭터, 그것도 네 남녀의 만남이라ㅎㅎ
너무나 기대되네요 네 남녀의 만남과 관계, 감정 등을 빛으로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너무 기대됩니다~~
서점에서 실물로 도서를 봤는데 표지마저 매혹적이고 분위기 넘치네요
손원평 작가의 소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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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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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자의 체헐리즘’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남형도 기자가 체험을 통해 저널리즘을 전하고 있다. 무엇이든 직접 겪어봐야 알게되듯 작가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여성이 되었다가 거동이 불편한 80세 노인이 된다. 자소서를 쓰는 취준생들의 고민에 고개를 끄덕이고 유기견의 아픔을 만져주며, 35kg의 방화복을 입고 소방관과 함께 땀흘린다.
역지사지를 넘어서 두 발로 뛰고 마음으로 쓴 글이라 더더욱 마음에 와닿고 단순한 텍스트 이상의 것을 전달해준다.
‘나답게 살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어떤 사람들에 대하여’라는 띠지 문구처럼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많은 이들을 이해하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쉼없이 도전한 작가의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도전으로, 그의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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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익숙한 그림채다 했더니 역시 키미앤일이 작가의 작품이었다.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따뜻한 색감의 일러스트가 따뜻한 글의 온도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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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박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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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의 장소에서 슬픔을 꺼내 먹었다.”(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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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도 잊은 채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사람으로 끝내고 싶어. 내가 누구란 걸 잊고 싶지 않아.”(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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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인간’답게 살기를 원했던 ‘은희’
모두가 불꽃을 밝히고 빛을 바라볼 때 어둠에 치워져 있든 인물들. ‘사회 정화’라는 이름 아래 펼쳐진 인권유린. 88올림픽 전 노숙인 소탕이라는 명목 하에 힘없는 인물들은 거리에서 그렇게 치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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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와 쥐 퇴치 운동을 벌이듯이. 그렇게 우리는 청소됐다.”(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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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여명이 거리에서 붙잡혀 빛을 잃었으며, 12년간 형제의 집에서 513명이 죽었다.
‘그러니까’ 그들은 대체 어떤 이유로 자유를 잃고, 시간을 빼앗기고, 희망을 저버렸는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숨겨지고 사라져야만 했는가.
비극적 현대사를 기억은커녕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지난 시간들에 반성하며 ‘은희’ 위에 손을 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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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도키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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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 타임슬립’
두 조합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화려한 SF 장르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 판타지 요소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어낸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스토리텔링은 그의 전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이어 이번 ‘아들 도키오’에서도 크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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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키오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미야모토 다쿠미씨, 당신 아들이야. 미래에서 왔어.」’(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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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005년 ‘時生’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출간되었던 ‘도키오’의 개정판이다. 십년이 훌쩍 지난 현재에도 ‘아들 도키오’는 최근 개봉한 영화를 두 시간 동안 팝콘 하나 먹지 않고 본 것처럼 몰입도가 매우 뛰어나다. 두께감이 있는 책임에도 막힘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와 중간 중간 던지는 떡밥으로 독자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이어간다. 말 그대로 ‘이야기’가 지닌 힘이 매우 뛰어난 책이다.
‘23살 아버지, 19살 아들. 기적 같은 시간 여행’이라는 카피와 이제는 너무 흔히 사용되는 ‘타임슬립’이라는 소재가 주는 뻔한 설정과 스토리. 더 이상 신선할 것 없는 설정이라서, 기존의 다른 작품에서도 쉽게 비슷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는 스토리 구성이라서, 그렇기에 더욱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미스터리와 추리, 긴장감을 조성하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전개 방식으로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색으로 다시 읽게 만든다. 완벽한 결말로 독자들을 타임슬립에 빠지게 만든 것처럼 다시 한 번 책의 첫 장을 펴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지닌 ‘이야기’의 힘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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