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코요테와 아빠가 스쿨버스를 타고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 여행을 하며 펼쳐지는 즐겁고 유쾌한 여행이야기 일 줄 알았다. 큰아이가 먼저 읽고 생각과 달리 눈물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였다며 추천해 주었다.
코요테는 5년째 아빠 로데오와 스쿨버스에서 생활하며 미국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있다.
집으로 바뀐 버스 안에는 부엌도 있고, 정원, 침대와 책장, 소파, 코요테의 방까지 있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목적지 없이 자유롭게 다니며 캠핑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기도 한다. 코요테는 신발도 신지 않고 가게에 들어가고 로데오는 히피처럼 자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어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가족이구나 생각했는데 글을 읽어 내려갈수록 코요테와 로데오의 슬픔이 보이기 시작했다.
5년 전 사고로 코요테의 엄마, 언니와 여동생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고 큰 슬픔에 코요테와 아빠 로데오는 서로를 아빠로 딸로 진짜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가족이 함께한 추억이 있는 집을 떠나 슬픔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서로를 절대 아빠, 딸이라고 부르지 않고 진짜 이름을 잊으려 코요테, 로데오라 부르며 떠돌아다닌다.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척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척 떠돌아다니는 삶에 큰 변화가 생긴다.
매주 토요일 정오면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코요테는 할머니에게서 엄마와 언니 동생과 함께 한 추억이 있는 공원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코요테는 엄마와 언니, 동생과 함께 추억상자를 공원에 묻었고 꼭 추억상자를 찾으로 오겠다고 약속했다.
언니도 여동생도 없는 둘째 아이. 엄마 없는 딸.
하지만 그 애에겐 추억이 남았다.
그리고 약속이 남았다.
그 애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약속을 지킬 생각이었다.(p.65)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코요테, 하지만 로데오에게 엄마와 언니와 동생과 묻어둔 추억상자를 찾으러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 년 전 집을 떠난 이후 집에 대해서 언급도 할 수 없었고 엄마, 언니, 동생 이야기는 금기어가 되어 버렸다.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안 된가고 절대 가지 않을 걸 알기에 코요테는 로데오를 속이며 최대한 집 가까이 가기로 한다.
● 장소 : 5,793킬로미터 떨어진 추억이 잔뜩 깃든 공원에서
● 기한 : 나흘 뒤 아침, 불도저가 공원을 싹 밀어버리기 전에
● 목표 : 나무 아래 묻어둔 소중한 추억 상자를 구하라!
● 달성 조건 : 운전자인 아빠는 행선지를 몰라야 한다.
갈 길은 멀고 시간은 부족했다. 코요테는 추억상자를 찾기 위해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버스에 태워주며 계획을 함께하게 된다. 사랑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가난한 음악가 레스터, 가정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살바도르와 엄마, 가족에게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거부당하고 가출한 밸, 그리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아이반까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코요테의 모험에 동행하게 된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과 코요테는 자신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친구가 된다.
코요테는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까?
유머러스한 문체에 신나는 여행을 꿈꾸다 생각지 못한 문제들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눈물, 콧물 범벅되게 만든 책이다.
슬픈 현실을 마주하지 못하고 도망치려 하는 아빠를 오히려 이해하고 지켜주기 위해 일찍 철이 들어 버린 딸
이들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슬픔을 꺼내놓고 마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함께 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사랑한다 말하고 안아줄 수 있는 오늘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내일은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