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사는 골목 푸른도서관 84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 : 김현화

출판사 : 푸른책들 / 정가 : 12,000원

출간일 : 2021년 01월 30일

ISBN :​ 9788957986622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선웅이가 은형이를 위로하는 말

<기린이 사는 골목>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현대인들의 마음속 순수의 세계를 밝혀 줄 이야기다.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고 건강한 성장통을 앓는 중학교 2학년 선웅, 은형, 기수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2 하면 중2병부터 떠오르는 요즘이다. 중2는 건드리지도, 마주치지도 말라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곤 하는데 <기린이 사는 골목>속 선웅이, 은형이, 기수는 달랐다.

선웅이는 의사 부모님에 외동이라 남부러울 것 없이 아픔 없이 부유하게만 살았을 것 같은데 158cm의 키에 104kg이나 나가는 초고도비만이라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발에 밟혀 죽은 개미에게 미안해하며 눈물 흘리는 감수성 넘치고 상상력이 풍부해 동화 작가를 꿈꾼다.

은형이는 한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 '깜깜이','튀기'라고 불리며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다.

기수는 피난길에 얼굴이 많이 다친 할아버지와 둘이 산다. 주위에 별 관심 없는 듯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겉돌지만 선웅이나 은형이가 어려움에 처하면 짠 하고 나타나 도와준다.

세 아이들 모두 상처받을까 관계 맺기가 두려워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스스로 고립시키고 성장통을 앓고 있다. 선웅이는 집에서는 밝고 쾌활한 아이지만 학교나 학원에서는 그저 활동성 없는 비만 아동으로 지냈다. 바라보는 시선이 두려워 버스 대신 택시를 타고 학교에 다니고 큰길로 다니면 가까운 길을 사람들 눈을 피해 골목골목 멀리 돌아다닌다. 그런 선웅의 마음은 앞집 은형이에게 향해 있다. 우연히 은형이의 꿈길에 동행하게 되고 은형이가 상처 입은 날이면 스트레스로 새벽 꿈길을 나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웅이는 은형이의 꿈길을 지켜주고 꿈길은 기린이 사는 사바나의 초원이 된다.

은형이를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겪는 아픔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깜둥이라 놀림당하고 비 오는 날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팔뚝을 미는 은형이의 모습, 증명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을 때 사진으로라도 한국인처럼 해주겠다며 상처 주는 아저씨를 보며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가 뒤돌아 보게 되었다.

스스로 고립된 삶을 선택한 아이들, 세상을 향해 뾰족한 가시를 세우고 있는 아이들이 점점 서로의 아픔을 알아보고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친구가 되었고 세상을 향해 한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기만 생각할 것 같은 중2였는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가슴 징~하게 다가온다.

세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뿐 아니라 파지를 주워 노숙자들에게 꽃밥을 지어 내어주는 기수네 할아버지, 무료 진료와 약 처방을 해주며 이웃을 돕는 선웅이 아버지 등<기린이 사는 골목>에는 배화동 골목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자.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자.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자.

청소년 친구들에게 작가님이 전하는 말

※ 책만 협찬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