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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신 호랑이
이어령 엮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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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12월 23일, 性스러운 태양신의 날을 맞이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가 근처에 있는 대형 서점에 들렀습니다. 일단 이번 주에는 눈에 띄는 인문학 서적이 별로 없군... 하고 생각하며 신간 매대를 슬쩍 둘러보다가 .... '엄청난 것을 발견해 버렸습니다(일본어식 조어지만 이럴 땐 참 어울리는 표현 같기도 하군요)'. 바로 이 책이지요.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오오오오오오, 개념이구나!"

1. <호랑이> 라는 아주 단순한 이름을 가진 이 책은 그 제목이 내포하는 단 하나의 존재에 대한 모든 것을 풀이하려는 시도입니다. 주로 인문/역사/철학/종교/상징적 관점에서긴 합니다만. 이 책은 다수의 저자가 호랑이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각자 하고 싶었던 말을 풀어 놓고 있기도 하지요. '천진기', '정재서', '박규태' '김호근'과 같은 이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쪽에서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친숙할 수밖에 없는 이름들이 보입니다. 특히 천진기 박사(문화인류학과 석사, 민속학 전공)는 12지 동물을 민속학적 관점에서 비라보는 한국의 학자들 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의 새로운 논문을 이런 식으로 접할 수 있게 되다니 기쁘고도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2. 다, 다음 권은 언제 나올 지 궁금합니다. ...빨리 나오길 고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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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향재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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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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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되는 삶들 -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 What's Up 4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정일준 옮김 / 새물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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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통합-배제의 원리로 파악하고 있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서를 한국어판으로 옮긴 것으로, 이미 나온 지 1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저자는 70년대부터 활발한 저작을 보이고 있으며, 새천년 들어와서는 'Liquid 연작' (일전에 이곳에서는<유동하는 공포Liquid Fear>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을 포함해 이 책을 써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만난 것은 꽤 되었지만, 실제로 읽어본 것은 불과 며칠 전의 이야기로... 그 동안 서재에서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나마 괜찮은 내용이었다는 부분에 감명을 받아, 이렇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뒷표지를 통해 특이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첨단 과학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제가 보기에는요. 그것은 바로 현대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라 부를 수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직종을 불문하고 평균 8개월 정도라는 점입니다. 즉,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고르고 골라 뽑힌 인재들일 터인데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을 그곳에서 보내다 나와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하며 현대 사회가, '선택받은 인간은 소수이며 그들조차도 최대한 혹사시킨 다음,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어판 저서의 제목처럼 거의 모두가 '쓰레기가 되는 삶 - '새' 인간을 얼마나 더 빠르고 철저하게 '헌' 인간으로 만드느냐' -으로 향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나 결국은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수요로 인한 대량 생산과 소비, 권력과 금력의 융합, 무한경쟁에 의한 승리와 패배를 주창하는 한은) 마찬가지겠지만 비정규직과 관련된 한국의 사정을 보면 주변의 여러 나라들에 비해 더더욱 비인간적인 처우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 싶더군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실, 이미 익히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저자가 풀어나가는 방식과, 표현력이 좋습니다. 그는 전혀 딱딱하지 않은 방식을 사용했고, 일반 대중이 알기 쉽고 읽기 쉽도록 썼습니다. 따라서 추천할 만한 책이며 이렇게 남겨둡니다.

이 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언제나 요약본은 짧고, 그럴싸해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고전 문학이나 예술을 한 줄로 요약하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는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뉜다. 그리고 이 말에 '효율적인' '비효율적인'이란 수식어가 더해질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부품이 그러하듯 부품은 '마모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부품을 최대한 활용하고, 못쓰게 되면 버린다. '비효율적인 제품은 '쓰지 않는다'. 인간 역시 '넘쳐난다'. 따라서 부품 수급은 어렵지 않다. 사회는 개량화되고 쓸만한 부품 이외의 요소는 불필요한 잉여 자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에 큰 부담을 준다. 사회는 많은 인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인간이 있는 것은 아마도 사회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현대 사회가 취하고 있는 이 체제에 '무언가 문제가 있든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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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죽지 않는다 - The Gifted Nobless Club 19
이슬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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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죽지 않는다: 노블레스클럽019>
저자: 이슬기
쪽수: 367쪽
가격: 11000원
출판사: 로크미디어
초판1쇄: 2009년 11월 26일

0. 먼저 이야기해둘 점은 이 책이 꽤 잘 쓴 글이라는 부분입니다. 무려 '탐정소설'이라고 하면서 처음 책을 소개하는 걸 보고 '탐정소설이라니... 만만찮은 도전이 되겠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의외스런 요소를 여럿 곁들이면서 아주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아주 쉽게 빠져들 법한 이야기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따라서 이 책이 어떤 부분에서 매력적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그런, 흔해빠지고 대단찮은 문장에 형식을 갖춘 것처럼 보였기에 더욱 수상쩍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나 할까요.

1. 이 책은 무려...... 처음 손에 집어든 순간부터 바로 읽어 내려가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물론 글의 소재가 어느 정도 개인적인 취향에 맞았다는 부분도 얼마간 작용했을 것이라 보긴 합니다만 그것만은 아닐 겁니다. '탐정소설'이었기에 제가 싫어하는 요소 하나 만큼은 확실히 갖추고 있었거든요. 읽으면서 내내 '캐드펠' 연작 소설이 연상되었습니다. 탐정인 '얀 트로닉'은 정말 탐정답습니다. 인물이 아니라 사건에 중점을 맞추었다는 아주 큰 미덕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글은 인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인물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각 인물들을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책이 됩니다. 

2. 글을 읽어 내려가며, 어느 순간부터 이 글이 가지는 특성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이 글은 어느 정도 전형적입니다만, 그 전형성을 벗어나기 위해 색다른 방법을 썼고, 이 부분이 특이하게 와닿아 이 책을 집어든 내내 계속 읽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문체는 전형적인 부분을 채 벗어나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많이 보아온 그 문체로 예상치 않은 표현을 취하고 있었다는 점이 신선했던 것이지요. <무심한듯 시크하게>와 같은 현대적인 서술방식도 나쁘지 않지만 전 이 글이 보여주는 간접서술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이 점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남겨두도록 하지요. 

3. 이야기는 여전히 약속된 전개인 '살인, 그리고 찾아오는 의뢰인'이라는 아주 친숙한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다음 부분부터 칭찬받을 만한 방식이 여러 번에 걸쳐 줄곧 눈에 띄었습니다. 식상해 보일 법한 인물들이 묘하게 현실성을 띠고 있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반응들은 신선합니다. 큰 줄기에서 보면 뻔한 전형성이 눈에 띌 것만 같으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할까요. 대상 독자층은 이십대에 어울리며, 이야기는 남성적이지만 적정수준의 표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부표현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상황 표현에는 어떤 흐름이 있습니다. 즉, 묘사는 길고 짧고 단순하고 세밀한 무언가가 갖춰줘야 꽉 차 있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일 겁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는 흠이라 볼 수 없지만 아주 잘 쓴 문장이 갖추어야 할 미덕으로 볼 때는 묘사의 치밀함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면이 엿보입니다. 묘사가 부족한 게 아닙니다. 단지 온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결국 탐정소설은 사건의 해결이 주된 줄기이며, 사건이 해결되면서 대단원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 쌓아나가는 소재는 탐정스럽지만 해결을 위해서는 흔하지만 매력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된 독자층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좋았다고 봅니다. 원래 XXXX물은 이런 전개가 많잖아요. 게다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약속된 전개였습니다. 탐정 '얀 트로닉'이 등장하는 후속작이 몹시 기대됩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 번 읽게 될 것 같아요. 마음에 듭니다.  

(아래는 글과 관련하여 보충할 점입니다) 

 

5. 24쪽의 'n이 r처럼 보였다'는 표현을 보고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6. 112쪽의 '기프트'란 표현을 '선물'로, '오너'란 표현을 '능력자' 내지는 '소유자' 등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계의 구원자>라는 단편을 보고서도 비슷한 언급을 했습니다만 장르소설가의 상당수가 기본적인 부분에서 결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기본적인 바탕의 문제로, 수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래어로 정착한 표현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식의 억지를 부려선 안 됩니다. 기본이 안 되면서 작가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수정할 수 있다 운운하는 건 설득력이 없습니다. 후반부에 이 내용과 연관되는 표현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전반을 이렇게 써야 할 당위성은 없다고 봅니다.

7. 116쪽에서 119쪽의 전개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그밖에도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요즘엔 설득력 없이 몸으로 대화하는 종족들도 꽤 존재하는 모양이긴 합니다만. 사실, 그 나이대의 여자는 쉽게 감동하고 쉽게 속아 넘어가는 존재일 법합니다. 자신만은 똑부러지고 현명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경우도 꽤 되겠죠.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이 부분의 표현은 정직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8. 몇몇 아쉬운 표현방식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명작의 요소 중 하나를 확실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문장력은 부차적인 문제며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개선시킬 수 없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쓴 것 같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진부해지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진부함을 피했는지 염두에 두고 읽어볼 수 있습니다. '참신하다'란 말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번 만큼은 참신한 이야기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 일단 여기까지.



덧: '맥스웰'이란 이름을 처음 보고 '맥스웰 캔커피'가 떠올랐습니다. 이후 그는 맥스웰 캔커피가 되었습니다.
덧2: '그림자'와 관련된 다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군요. 매력적인 히로인도 생긴 마당에 다음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입니다.
덧3: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법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서점에 가게 되면 한 번 정도 살펴보고 구매 목록에 두는 걸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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