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면서도 유쾌한 사랑이야기, <당신은 나를 좋아해>

[전자책] 당신은 나를 좋아해
김제이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8년 9월

#재회물 #무심남 #상처남 #직진녀 #짝사랑녀 #순정녀 #능글녀 #상처녀 #현로

개천에서 난 용인 이삭은 더러운 검사 판에서 홀로 고고히 학처럼 지내다 떡검, 섹검, 스폰서검이라는 누명을 쓰고 팽당하게 된다. 그로 인해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앓게 되며 삶이 변해버린 이삭을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붙잡은 것은 대학시절부터 이삭을 좋아하던, 한때 이삭과 사귀었던 수완. 하지만 이삭은 자신의 존재가 부잣집 딸인 수완에게 해가 된다 생각하고 다가가지 않으려 하는데..

소설은 수완과 이삭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그 덕에 두 인물의 심리를 잘 느끼고 두 인물을 모두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내게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수완의 이야기였다. 다른 소설에서는 보기 어려운 저돌적이면서도 소심한, 귀여운 스토커같은 여주. 사랑 앞에서는 자존심도 하나 세우지 않고 무한한 애정을 선사하는 여주. 이는 오히려 높은 자존감을 가졌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나는 여주맘이라 그런지 수완의 모든 선택을 다 응원했었다.

이삭은 수완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았던 남주였다. 물론 굉장히 소극적인 모습이어서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지만, 그 상황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좋았다.

이 소설은 내가 본 작가님의 전작들과 달리 조금 건조하고 적적한 글이었는데, 그럼에도 툭툭 나오는 작가님 특유의 유머감각이 여전히 내 취향이라 즐거웠다. 뭔가 티키타카가 이어지는데 읽는 내내 안타깝고 슬프긴 했지만. 물론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다만, 급 결말인 느낌이라 조금 아쉬웠다. 기승전결 중 기승전의 길이 대비 너무나 짧은 결의 느낌.

표지가 정말 소설 전체를 관통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점도 좋았다. 날 싫어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과거의 수완과 현재의 이삭, 현재의 수완에게 전해질 말. 제목과 약간 다른 느낌도 묘한 위트로 다가왔다.

그리고 작가후기에서 뜻밖의 울컥함도 느꼈다. 애잔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나서 조금 안정되게 토닥여주는 느낌이었다. 얼른 신작 들고 오셨으면!

여주 발닦개 집착남을 보고싶다면 <스토커>를

[전자책] 스토커(男)
라인하 / 벨벳루즈 / 2018년 11월

#여공남수 #연하남 #순정남 #동정남 #능력남 #현로

오랜 기간 맹목적으로 몰래 여주를 스토킹하던 남주, 수오가 여주가 결혼할까봐 결국 여주를 납치하는 데서 소설이 시작된다.

초반에 수오가 말 더듬고 그러는 건 별로였는데, 여주 바라기 여주 발닦개인 건 좋았다. 여주를 위해 동정을 간직한 순정 스토커...★

다만 여공남수라는데 주도권을 여주가 쥔게 아니라 남주가 쥐어주는 게 조금 아쉬웠다. 그치만 그렇게 쥐어주는 남주가 매력적이어서 좋았다.

씬은 의외로 적어서 두 번 정도뿐인데 최근에 본 씬 중에가장 맘에 들었었다. 이 소설은 씬이 더 들어갔어야 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님.

[100자평] 여우야 뭐하니

[전자책] 여우야 뭐하니
아리엔 / 쁘띠벨벳 / 2018년 10월

#순정남 #계략남 #직진남 #순진녀 #인외존재 #동양로판

첫 남자사냥에 나선 어린 초보구미호와, 그런 그녀를 지켜보다 홀라당 잡아먹는 남주의 이야기.
구미호 설정이 좋아서 구매했습니다.
나름 구미호다운 패기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안 그래서 조금 아쉬웠지만 아랑이 귀여워서 좋았어요.

정말 제목을 잘 지은 소설 <일그러진 세계>

[전자책] 일그러진 세계
이지윤 지음 / 말레피카 / 2018년 10월

#피폐물 #집착남 #계략남 #상처녀 #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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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니엘에게 길들여진 채, 

이대로 기억을 잃고 그가 만들어 준 이 일그러진 세계에서 마음껏 행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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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세계>는 여자주인공인 에밀리가 기억을 잃은 채로 눈을 뜬 부분부터 시작한다.

에밀리는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이 얼마나 다니엘에게 잔인했는지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그러면서도 다니엘에게 자신이 아는 과거의 모습처럼 강렬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인 다니엘은 그런 에밀리를 기꺼이 사랑한다.

소설의 초반부분은 로맨스릴러라고 할 정도로 미스테리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점차 풀려가는 이야기들. 

사실 중반부분에서 한 고비가 넘어가고 미스테리한 부분이 해결됐을 때는 살짝 허탈했다.

뒷 부분이 많이 남아서, 이제 뻔하게 진행될 건가? 고민하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부, 앞부분의 고민은 필요없음을 느꼈다.

엔딩에 대해서 여러 서점사 리뷰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나는 딱 이 엔딩이 적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멍한 여운을 주는 엔딩.

<일그러진 세계>는 고수위 태그를 출판사 소개에서 달 정도로 많은 씬이 나온다.

그런데 잦은 씬이 굳이 필요할까 싶어 아쉬웠다.

글의 미스테리한 분위기에 텐션을 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개연성이 있는 장면도 아니었다.

오히려 글의 분위기를 좀 깨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로맨스릴러느낌이 좀 더 간직되도록 텐션이 강했다면 더 맘에 들었을 거라 좀 아쉬웠던 소설.

[100자평] 스톤 차일드(Stone Child)

[전자책] 스톤 차일드(Stone Child)
요셉 지음 / 마롱 / 2018년 10월

#재회물 #잔잔물 #상처남 #순정남 #동정남 #상처녀 #현로
무겁지만 매력적인 두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소설입니다. 무거운 소설도 잘 읽으시는 분께는 강추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