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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스톤 차일드(Stone Child)
요셉 지음 / 마롱 / 2018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재회물 #잔잔물 #상처남 #순정남 #동정남 #상처녀 #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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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대로 난 인간을 혐오해. 아주 오랫동안 그랬어.
덕분에 지금 내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은 딱 둘밖에 없어.
인간을 향한 혐오."
"......"
"그리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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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서점사 선출간 때부터 살까 말까 고민하던 소설이었다.
다소 가벼운 미리보기랑 상반되는 리뷰들.
마침 알라딘에서 이벤트를 한다길래 큰 맘먹고 도전했었다.
<스톤차일드>는, 10년 전 자신에게 고백했다 차인 뒤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남자주인공인 우주가 여자주인공인 단희 앞에 갑자기 나타나 동거를 제안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빙의'한다는 충격적인 고백까지.
여기까지가 책 소개와 미리보기에서 만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나를 고민하게 만든 짧은 부분.
그리고 내가 만난 <스톤 차일드>는, 미리보기와 책소개는 정말 낚시에 불과했음을 여지없이 느끼게 해 준 소설이었다.
미리보기에는 담기지 않은 무거움과, 간질거림. 그리고 어려움. 다 좋았다.
빙의물이라는 태그로 끝내버리기엔 그 속 스토리가 너무나 절절했다.
사실, 빙의자체가 이 소설의 핵심이 아니기도 했다.
요셉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인데, 글 자체는 건조하고 잘 읽히지도 않았다.
심지어 가벼운 소개글 과는 달리 두 주인공들의 개인사는 너무나 어둡고 무거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읽게 만드는 미지의 힘이 <스톤 차일드>에는 있었다.
우주와 단희라는 두 주인공들의 사랑스러움에서 비롯된 것인지, 애잔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부분에 매료되어 할 일도 미루고 탐독했다.
제목인 <스톤 차일드>, 처음에는 책 소개만 보고 남자 주인공이 또라이라 돌+아이로 쓴 제목인건가? 라는 걱정에 휩싸였었다. 그런 걸 기대하고 산 책이 아니었기에.
그러나 그 걱정은 쓸데 없는 것이었다.
<스톤 차일드>는 단단한 돌 속에 자신을 가둘 수 밖에 없었던 두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인간혐오증에 걸릴 정도로 잔인한 어린시절이 지속되는 남자주인공 우주와
아버지의 빚, 철없는 장손 막내동생, 여동생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허덕이는 여자주인공 단희가 서로를 의지하며, 돌로 자신을 감싸지 않아도 단단해질 수 있도록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둘의 배경은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있을 정도로 무거웠다.
그렇지만 우주와 단희가 오롯이 둘 만의 시간을 가지는 순간 순간들은 그 무거움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간질거리고 애탔었다.
특히, 둘이 처음 전신을 맞대는 챕터 8은 이 소설의 다소 건조한 문체, 조금 읽기 어렵다는 단점들을 다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맘에 들었었다.
두 주인공들이 서로의 돌에서 나오려 노력하며 오롯이 서로를 만난 첫 장면.
간만에 보는 서투르고 간질거리는 그 장면이 참 좋았다.
다만 두 주인공들이 29살임에도 자꾸 아이들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린 느낌이라는 것과, 초반의 건조한 문체와 가벼움, 어려운 글이라는게 조금 아쉽긴 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한 출판사 책소개도 너무 아쉬웠다.
아무튼 순정남인 우주도 좋고, 당당하고 다른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인 단희도 너무 좋았다.
다시 또 정독하고 싶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