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 인공지능과 인간이 창조한 인류
서석찬 지음 / 델피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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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SF소설 에덴. 미래의 이야기, 가상의 이야기를 하는 소설들은 어느정도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작가의 상상력을 제약없이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소설 ‘에덴’속의 세상은 그런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으로, 소설의 서두는 인간의 뇌를 완전히 정복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람의 뇌와 신체를 인공 뇌와 인공신체로 교환하는 수술 '트랜스미션 수술'. 트랜스미션 수술은 늙지않고 병들지 않는 신체에 뇌의 정보를 이식하는 수술로 소설 속에선 보편적인 수술이었다. 25살이 되면 당연히 해야하는 수술로 인식되었던 셈이다.


현재, 뇌의 기능은 아직도 신비에 둘러싸여 있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분야, 많은 비밀을 숨기도 있는 뇌. 하지만 여기 이 소설에는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한 천재가 등장한다. 자상한 아버지 밑에서 과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며 성장한 케빈은 어느날, 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성격이 180도 뒤바뀌는 걸 보고 생각한다. 도대체 뇌기능이 어떤 작용을 하기에 사람을 저렇게 바꿔놓을 수 있었을까하고. 이후 몇 년, 사업체를 설립해 인간의 뇌에 언어 패치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케빈은 전 세계의 언어장벽을 해결하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하지만 케빈에게 알츠하이머가 선고되고 케빈은 알츠하이머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돌입, 마침에 트랜스미션 수술의 첫번째 실험대상자가 된다.


책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앞에 케빈이 동업자 한명와 인공지능 라비와 함께 트랜스미션 수술을 개발하는 이야기가 초반부, 그리고 트랜스미션에 의구심과 거부감을 가진 크루세이더 집단의 신우 이야기가 후반부다. 초반부를 읽으면서는 엄청난 기술에 이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면 적당히 살다가 죽음을 선택하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왜 죽음에 대한 권리가 수술의 거부밖에 없는지 의아했었는데 아마 후반부의 내용과 연관을 짓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곳에 나오는 세상은 생활 지원금을 주는데다 화성 달 까지 인류의 일터가 확장된 세상이었는데, 지구 밖에서 일하거나 좀 더 높은 명성을 얻으려면 트랜스미션이 당연시 되는 세상이었다. 수술을 거부하는 전통주의자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전통주의자들은 생각한다. 과연 인공적인 뇌와 인공적인 몸을 가진 사람이 정말로 그 이전의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임은 틀림없다. 트랜스미션에 대한 설명도 그렇고 뇌기술로 언어를 해결하는 점도 흥미로웠다. 물론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이라 기술적인 건 못알아들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내용이 좀 더 풍부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점이었다. 책의 내용은 영화를 생각나게 할 만큼 몰입도도 좋았고 가독성도 좋았다. 하지만 독자로써의 욕심으로 조금 더 살을 붙였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다못해 마지막에 라비의 서사가 있었더라면 뒤에 이렇게 아쉬운 기분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 외엔 생각해 볼 거리도 많았고 멍하게 만드는 반전도 있어서 무척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두께가 절로 아쉬워지는 책 에덴. 다음엔 조금 더 두툼한 책의 두께로 다른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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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할매가 돌아왔다 (개정판)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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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에 걸려 죽었다는 할머니가 67년만에 부활했다. 민족의 배신자, 일본 순사와 바람나 도망친 할머니. 그럼에도 다시 옛 가족을 찾아온 할머니. 한순간에 집안은 발칵 뒤집히고 할아버지는 쌍욕을 하며 할머니를 내쫓으려 한다. 갓난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고 원망하는 자식들도 마찬가지. 그 때 할머니는 말한다. '너희에게 줄 유산이 있다, 한국 돈으로 60억쯤 되겠구나.' 하고. 그리고 모든 것의 위에 있는 돈의 힘은 가족들의 태도를 확 바꿔놓는다. 다시는 상종하고 싶지 않은 할머니에서 집안의 구원자이자 희망으로 변한 것이다.


책은 굉장히 잘 읽힌다. 한번 읽으려고 잡은 순간 책장의 반이 날아가버렸다. 무슨 소리냐면 그만큼 유산 60억의 행방을 두고 줄다리기를 잘한다는 소리다. 대체 일본 택시 회사를 처분해서 손에 쥐었다는 돈은 진실이긴 한 걸까. 일본에 살았지만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할머니, 과거의 행적이 묘연한 할머니. 60억의 행방을 두고 가족들이 몰아세우자 오히려 더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비치는 할머니. 때문에 60억의 행방이 너무 궁금해져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을 모두 스포일러 할 수는 없지만 여기 나오는 할머니는 정말 심상치 않은 삶을 살아온 것 같으면서도 주변에 있는 누군가같기도 했다. 묘하게 느껴지는 요즘같지 않은 문체에, 물건들을 보고 좀 당황스러웠는데 이 책은 2012년에 나온 소설의 개정판이었다. 그럼에도 소설 속 상황들은 낯설지 않고, 이 땅에 제니 할머니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피해자로 몰린 사람들 말이다.


소설 속 주인공을 포함해, 남자들이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이건 대놓고 그렇게 묘사한건가 싶기도 했는데 크게 보자면 신파라는 장르로 발돋움 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을 위한 장치, 그리고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자들을 부각시키는 장치로 독립운동을 했다지만 제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할아버지가 있었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더니 가정생계엔 일절 보탬이 되지 않고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있었으며, 35살로 직장도 없이 옛 여자친구에게 아직 미련을 가지고 피씨방을 전전하는 아들이 있었다. 


그런 극단적인 장치들이 있기는 했지만 뒷부분에 가족들이 조금씩 변화하는 부분에는 이 맛을 위해 장치들을 그렇게 깔아두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파를 좋아하지 않아서, 여태 읽었던 소설 중 손꼽을 정도로 찌질한 주인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초반에는 참 취향에 맞지 않았던 책인데 결말부는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사과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나는 제니 할머니의  60억이 정말로 있다고 믿고싶은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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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강의 with 인디자인 - 10년차 디자이너에게 1:1로 배우는, 개정판
황지완 지음 / 한빛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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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책이다. 각종 편집물이 많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고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이 인쇄 출판된 단행본, 즉 책인 셈이다. 직접 글을 쓰고 그 글로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요즘 인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어쩌다보니 인디자인을 배우고 있는데, 직접 경험해본 바로 인디자인은 정말 편집 특화된 프로그램이 맞다. 그만큼 낯설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10년차 디자이너의 내공이 들어있다는 이 책을 통해 더 도움을 받아보고 싶었다.


인쇄 출판이라고 하면 가장 첫번째로 느끼게 되는 문제가 내가 만든 작업물이 대체 어느 종이에, 어떻게 인쇄를 해야할지 감을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이다. 사무용 문서를 인쇄할 때처럼 그냥 A4용지에 프린트하는 것과는 다르다. 단행본만 봐도 책 표지 재질은 다 다르고, 내지의 두께 또한 다르다. 게다가 후가공이나 인쇄기법들은 무슨 소린지도 알 수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그런 샘플들을 모아 앞 부분에 수록해 두었다는 것이다. 인쇄 기법들을 실물로 보고 비교할 수 있어서 정말 인쇄를 실제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꼭 필요할 부록이었다.


10년차 디자이너로써 쓰여진 책이라 인쇄가 되는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편집 디자이너로써 가져야 할 마인드까지. 초보자를 향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실무쪽에 치중해서 알려주려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뒤쪽엔 직접 따라해 볼 수 있는 예제파일도 있었고, 인디자인 버전에 따라 다른 파일도 제공하고 있으니 꼭 최신형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따라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책 곳곳에 정말 소소한 것 같으면도 중요한 팁들이 많아서 내용구성이 굉장히 알차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 지식이 부족하다면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차근차근 도전해본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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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 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
박성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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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병에 걸리고 병에서 해방되기를 원했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라고 해도 그 욕망은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병을 치료하는 약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 약이 효과가 있었든, 없었든 말이다. 


현대인의 관점으로 보면 황당하기 짝이없는 고대의 치료법들 수은, 체액배출, 흙, 미라가루 섭취 등등. 이 책을 통해 들여다 본 약의 역사는 기괴한 동시에 무궁무진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고대의 약은 사실 플라시보 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을 거라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도 고대에는 과학적인 힘보다 주술적인 힘이 더 우세했고, 현대적 관점으로 보면 저게 약이 된다고?하는 의문이 먼저 들 정도였으니 그 주장이 신빙성있게 다가왔다. 그만큼 고대의 치료법은 괴기하다. 어디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어느정도 괴기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체액치료법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체액 치료법은 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여겨지던 히포크라테스의 이미지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었다. 방혈, 설사, 구토를 해서 신체를 정화한다니 그의 치료법은 생각했왔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치료법으로 정말 병이 호전되기는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오히려 건강이 더 걱정되는 치료법이니.. 그 밖에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치료법들은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기함할만한 것들이 만연했다. 수은치료법도 그렇고 담배치료법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저 시대에 태어나 병에 걸리지 않은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어쨌든 약은 무궁무진한 역사를 지나 여기까지 발전해왔다. 약학을 공부한 저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주니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동시에 약에 관련된 이야기를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이 많아서 어렵지 않게, 빠르게 읽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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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영화 - 지옥에서 돌아온 저세상 영화 리뷰 웹툰 부기영화 1
급소가격 지음, 여빛 그림 / 씨큐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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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영화는 오래전에 피키캐스트에서 본 적이 있던 만화였다. 영화를 리뷰하는 만화였는데 처음 보았던 영화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특유의 느낌만은 선명했다. 블랙코미디같은 느낌의 영화리뷰는 고양이 캐릭터와 더불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때문에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어도 수록된 내용들이 궁금해졌다. 여담으로 부기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가 아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글 작가, 그림 작가 두 분의 닉네임은 처음 본 셈이다.


부기영화 단행본에 수록된 영화는 총 7개. 그런데 목차부터 보고 시작하려고 했더니 목차부터 뭔가 심상치않은 느낌을 풍긴다. 갑자기 목차를 알려드리겠다고 하더니, 자신은 목차에 관심이 없다고 지면이 남으니 억울한 사연이나 풀어보고자 한다고 말한다. 정말 병맛 만화도 많이 보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목차부터 당황스럽게 만드는 책은 부기영화가 처음이었다. 분명 목차같기는 한데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사실 읽다보면 그래 목차같은게 뭐가 중요하냐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묘한 마력이 있었다.


어쨌든 부기영화는 정말 특이하고, 남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리뷰하는 만화였다. 기억에 남는건 Wall-E를 공포물로 재조명해 리뷰만화를 그려둔 점이었다. 아마 나온 것중 제일 병맛같아서인 것 같다.. 만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만하고 약간 이게 뭐하는 만화인가 영화리뷰가 맞는건가싶은 느낌도 들지만 분명히 재미는 있었다. 리뷰를 보다보면 작가가 영화적 지식도 상당해보이는데, 앞서 말한 분위기 때문인지 부담스럽지 않게 읽고 넘길 수 있었다. 덕분에 모르던 영화도 알게 되고 봤던 영화는 새로운 해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이 내용이 언제 연재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에반게리온 캐릭터가 단행본에도 나오는데.. 논란이 있는 작품이었던만큼 그 점은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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